역시 팔천이는 지하철에서 그 빛을 발했다.
오늘 마누라와 함께 십 수년만에 처음으로 지하철을 탔다.
그간 시골구석에 초박혀 설 나갈 일마다 쟈가용을 끌고 다녔었는데 마누라와 오랜만에
미친척하고 서울을 버수타고 나가보기로 마음먹었다.
당연히 팔천이는 옵션필수였고 마누라의 삼송이도 꼽사리를 꼈겠다.
달리는 버수에서 인터넷에 접속해 보았다. 시골서 출발할 때는 그럭저럭 어기적
거리던 팔천이가 설근처 가자마자 물만난 고기마냥 정보의 바다를 유연하게 헤엄치기 시작했다.
모바일모드- 라고 뜨는 것을 울집에서는 도저히 기다리다가 지쳐서 욜받아서 꺼버리곤
했는데 역시 설이란데는 인포메이셔니스트들에게는 살만한덴가 보다.
설 근처만 와도 숨쉬기 곤란하고 머리가 아프다고 하소연하는 우리였지만 오늘은
딴데 정신이 팔려서 그런 기색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달리는 버수에서 내가 먼저 음악을
틀었다. 미플에서 돌아가는 음악이 음질이야 뭐 그렇고 그렇지만 여폰으로 나누어듣는
버수에서의 음악이란 사랑하는 사람들사이에서 그만한 달콤함이 없으리라!
그러나 한가지 실망스런 점은 나의 팔천이가 입고 있는 가죽잠바였다. 안주머니에다
박아놓은 메몰이 자꾸만 팔천이 얼굴을 눌러서 미플이 멈추기 일쑤였다. 이점만 해결된다면
그런대로 쓸만한 가죽잠바가 될 것인데...
어찌어찌해서 음반 하나를 다 듣고 나니 딱, 설에 도착했다.
지하철을 탔다. 워낙에 내가 촌놈이라 눈치빠른 마누라 모시고 설에 왔다지만 이건 너무
정신이 없었다. 옛날 쟈철비가 이렇게 올랐다. 돈아까와 떨리는 발걸음으로 쟈철을 탔는데
혹시나해서 팔천이를 꺼내들고 어지러워 죽겠는데도 오늘 아침 일찍 나오느라 못한
큐티를 해봤다.
마침 그 때 가난하고 병든자를 도와달라는 이가 옆으로 지나가길래 원래는 그 배경을
생각해서 돈주기 아까워하던 나였지만 큐티까지 하고 있는 마당에 그럴수는 없다싶어
마누라와 공동으로 헌금을 했다. 전형적인 명찰신자의 모습...
옆에서 지켜보던 아가씨가 오늘 두 번 놀랐다.
한 번은 마누라가 애들 봐주는 장모님께 전화를 한다고 삼송이를 꺼내서 모가지를 확
비트는 모습에 적쟎이 충격을 받는 모양이었다.
또 한번은 내 팔천이를 뺏어들고 그 마종을 열라게 해대는 마누라를 보고 놀란 것이었다.
나야 뭐 잘난척 할라고 그런 것은 절대루 아니지만서도 팔천이가 본래 위용이 좀 있는지라
보는이마다 어디서 본 것은 있어서 아, 저런것도 나왔구나..세상 참 좋아졌네..하다가
팔천이로 모바일모드- 접속해서 자료실서 지하철 노선도 1분도 안되는 시간에 받아서 확인하는 것을 보고서야 아, 과연...저런것도 된단 말인가...아연실색하는 것이다.
팔천이가 이전에도 쓸모있는 기능으로 괜찮은 역할을 했던 적이 이미 있었다.
면사무소에 그냥 가면 왠일로 오셨냐고 단박에 물을테지만 차 뒷칸에 200킬로그램
정도의 묵은 책을 싣고 가면 공익근무요원이 따라붙는다.
오래된 저울 위에 올려놓고 책의 무게를 달던 요원(!)들이 몇차례에 걸쳐 무게를
재고 합산을 했다. 근데 지금도 잴루 싫어하는 겜이 삼육구라는 내가 얼핏
실눈으로 봐도 200하고도 몇십킬로그램이 넘는 무겐데 갸들이 덧셈하는게
영 시원찮았다. 자꾸 200킬로그램이란다.
옆에서 지켜보던 나이많은 면사무소 주사 양반이 가서 계산기 가져오라고 다그친다.
'됐습니다. 제가 할께요..'
팔천이가 수초만에 모두 더한 값을 내니 모두 251킬로그램이었다.
251킬로그램이면 화장지가 예순하고도 두개를 준다.
50킬로그램을 빼면 화장지 12개가 빠지는 엄청난 착오인 것이다.
젊은 요원들이 어째 그리 IT적이지 않은지 궁금하다. 어쨋거나 우기던 요원들...
반성문 쓰라기전에 얼른 몸을 피한다. 나는 의기양양하게 화장지 12개를 충실히
확보한 팔천이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 일이 있었던 것이다.
아무리 비싼 기계라도 내가 생활에 실질적으로 활용을 못하면 그게 그냥 돈지랼이
되고 만다. 정말이다. 돈지랼이란 그런 것이다.
*지랼*이란 단어는 본래 욕설이 아니라 간질병을 일컫는 순 우리말이었다고 알고 있음
그게 심한 욕이 된 것은 간질을 귀신의 저주로 인식하고 나서부터가 아니었나...*
마누라는 일찌기 팔천이를 질러버린 나에게 돈지랼이 아니냐는 식의 따짐을 퍼부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내가 화장지 12개를 극적으로 확보하는 것을 보고 드뎌 내가
결코 지랼한 것이 아니라는 데에 깊이 동의하고 있다.
게다가 오늘 지하철서 물개같은 정력으로 정보의 바다를 헤엄치는 팔천이를 보고
마누라가 '당신이 팔천이같았으면...'하는 눈빛으로 바라볼때는 과연 팔천이는 나의
친구이자 웬수이기도 했다.
오늘 마누라와 함께 십 수년만에 처음으로 지하철을 탔다.
그간 시골구석에 초박혀 설 나갈 일마다 쟈가용을 끌고 다녔었는데 마누라와 오랜만에
미친척하고 서울을 버수타고 나가보기로 마음먹었다.
당연히 팔천이는 옵션필수였고 마누라의 삼송이도 꼽사리를 꼈겠다.
달리는 버수에서 인터넷에 접속해 보았다. 시골서 출발할 때는 그럭저럭 어기적
거리던 팔천이가 설근처 가자마자 물만난 고기마냥 정보의 바다를 유연하게 헤엄치기 시작했다.
모바일모드- 라고 뜨는 것을 울집에서는 도저히 기다리다가 지쳐서 욜받아서 꺼버리곤
했는데 역시 설이란데는 인포메이셔니스트들에게는 살만한덴가 보다.
설 근처만 와도 숨쉬기 곤란하고 머리가 아프다고 하소연하는 우리였지만 오늘은
딴데 정신이 팔려서 그런 기색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달리는 버수에서 내가 먼저 음악을
틀었다. 미플에서 돌아가는 음악이 음질이야 뭐 그렇고 그렇지만 여폰으로 나누어듣는
버수에서의 음악이란 사랑하는 사람들사이에서 그만한 달콤함이 없으리라!
그러나 한가지 실망스런 점은 나의 팔천이가 입고 있는 가죽잠바였다. 안주머니에다
박아놓은 메몰이 자꾸만 팔천이 얼굴을 눌러서 미플이 멈추기 일쑤였다. 이점만 해결된다면
그런대로 쓸만한 가죽잠바가 될 것인데...
어찌어찌해서 음반 하나를 다 듣고 나니 딱, 설에 도착했다.
지하철을 탔다. 워낙에 내가 촌놈이라 눈치빠른 마누라 모시고 설에 왔다지만 이건 너무
정신이 없었다. 옛날 쟈철비가 이렇게 올랐다. 돈아까와 떨리는 발걸음으로 쟈철을 탔는데
혹시나해서 팔천이를 꺼내들고 어지러워 죽겠는데도 오늘 아침 일찍 나오느라 못한
큐티를 해봤다.
마침 그 때 가난하고 병든자를 도와달라는 이가 옆으로 지나가길래 원래는 그 배경을
생각해서 돈주기 아까워하던 나였지만 큐티까지 하고 있는 마당에 그럴수는 없다싶어
마누라와 공동으로 헌금을 했다. 전형적인 명찰신자의 모습...
옆에서 지켜보던 아가씨가 오늘 두 번 놀랐다.
한 번은 마누라가 애들 봐주는 장모님께 전화를 한다고 삼송이를 꺼내서 모가지를 확
비트는 모습에 적쟎이 충격을 받는 모양이었다.
또 한번은 내 팔천이를 뺏어들고 그 마종을 열라게 해대는 마누라를 보고 놀란 것이었다.
나야 뭐 잘난척 할라고 그런 것은 절대루 아니지만서도 팔천이가 본래 위용이 좀 있는지라
보는이마다 어디서 본 것은 있어서 아, 저런것도 나왔구나..세상 참 좋아졌네..하다가
팔천이로 모바일모드- 접속해서 자료실서 지하철 노선도 1분도 안되는 시간에 받아서 확인하는 것을 보고서야 아, 과연...저런것도 된단 말인가...아연실색하는 것이다.
팔천이가 이전에도 쓸모있는 기능으로 괜찮은 역할을 했던 적이 이미 있었다.
면사무소에 그냥 가면 왠일로 오셨냐고 단박에 물을테지만 차 뒷칸에 200킬로그램
정도의 묵은 책을 싣고 가면 공익근무요원이 따라붙는다.
오래된 저울 위에 올려놓고 책의 무게를 달던 요원(!)들이 몇차례에 걸쳐 무게를
재고 합산을 했다. 근데 지금도 잴루 싫어하는 겜이 삼육구라는 내가 얼핏
실눈으로 봐도 200하고도 몇십킬로그램이 넘는 무겐데 갸들이 덧셈하는게
영 시원찮았다. 자꾸 200킬로그램이란다.
옆에서 지켜보던 나이많은 면사무소 주사 양반이 가서 계산기 가져오라고 다그친다.
'됐습니다. 제가 할께요..'
팔천이가 수초만에 모두 더한 값을 내니 모두 251킬로그램이었다.
251킬로그램이면 화장지가 예순하고도 두개를 준다.
50킬로그램을 빼면 화장지 12개가 빠지는 엄청난 착오인 것이다.
젊은 요원들이 어째 그리 IT적이지 않은지 궁금하다. 어쨋거나 우기던 요원들...
반성문 쓰라기전에 얼른 몸을 피한다. 나는 의기양양하게 화장지 12개를 충실히
확보한 팔천이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 일이 있었던 것이다.
아무리 비싼 기계라도 내가 생활에 실질적으로 활용을 못하면 그게 그냥 돈지랼이
되고 만다. 정말이다. 돈지랼이란 그런 것이다.
*지랼*이란 단어는 본래 욕설이 아니라 간질병을 일컫는 순 우리말이었다고 알고 있음
그게 심한 욕이 된 것은 간질을 귀신의 저주로 인식하고 나서부터가 아니었나...*
마누라는 일찌기 팔천이를 질러버린 나에게 돈지랼이 아니냐는 식의 따짐을 퍼부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내가 화장지 12개를 극적으로 확보하는 것을 보고 드뎌 내가
결코 지랼한 것이 아니라는 데에 깊이 동의하고 있다.
게다가 오늘 지하철서 물개같은 정력으로 정보의 바다를 헤엄치는 팔천이를 보고
마누라가 '당신이 팔천이같았으면...'하는 눈빛으로 바라볼때는 과연 팔천이는 나의
친구이자 웬수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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