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India

인도 조기 유학

오션지 2010. 3. 27. 00:16

 

 [JAL기 안에서-델리행]

 

인도..

아이 유학 문제를 직접 알아보기 위해 인도로 가기로 마음을 정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인도 유학.

몇몇 유학원이 인도 유학을 추천하기에 설명회도 가 보고 나름 인터넷 검색도 해보았다.

결론적으로 내가 직접 가보지 않으면 답이 없다! 는 것이다.

유학원은 상업적 목적으로 아이들 유학비와 현지 학교간의 커미션으로

떡칠이 되어 있었고 처음의 순수한 의도나 열정도 인도 현지의 뜨거운 열기 아래에서

그만 더위를 먹었는지...

한 학교에 여러명의 아이들을 무더기로 넣어서 아이들이 많아진 까닭에

유학원에서도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일어나 버렸다.

일반적으로 인도 유학은 아직까지는 조금은 생소한 편이다.

상대적으로 비싼 유럽이나 아메리카 유학에 비해 인도는 비용이 적게 든다는

이유로 이미 수년전부터 많은 부모들이 인도에 있는 인터내셔널 스쿨에 아이들을

보내고 있다.

그 효과가 얼마나 대단한가를 가늠하기에 앞서 일단 아이들을 유학 보내는 부모의

심정은 언제나 절절하다.

비용이 적게 든다고 알고 보냈는데 사실 보내려고 하니 생각외로 들어가는 돈이

만만찮다. 학비가 비싼 곳은 인터내셔널 스쿨의 경우 6000만원(연간)까지 하는곳도

있다. 적게 들기로 하자면 일년에 100만원도 안하는 학교도 있다.

부모 입장에서는 당연히 100만원대 학교에는 보내지 않고 싶은게 사실이다.

허리가 좀 휘더라도 그래도 내 아이가 머물 곳인데 시설이 좀 나아야지

너무 빈하게 보내고 싶지는 않은 법.

그 점을 너무나도 잘 아는 유학원에서는 학교에 어드미션을 넣어주는 조건등으로

부모에게 무리한 챠지를 하게 되고 이미 내딛은 발, 아이한테 실망을 주지 않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또는 자기 자신도 모를 자기 최면에 빠져서 그만 생각보다

비싼 비용을 덜컥 지불해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는 유학을 떠난다. 떠나는 애한테 돈 많이 들었으니 공부 열심히 해라는

말은 차마 못한다.

그저 몸성히 잘 지내다 오라고 하는게 인사라면 인사.

실제로 아이는 유학을 떠나서 인도에 도착하고 학교에 가면 처음의 호기심과

기대심으로 몇 달을 지내게 되는데 그 몇 달동안 아이 스스로 잘 견뎌내면

앞으로 몇년까지도 공부를 해 내는 것이고, 그걸 잘 못견디면 공부는 거기까지밖에

못하고 결국 귀국행에 오르게 된다.

유럽 아니라 인도라지만 그래도 유학은 유학이다.

인터내셔널 스쿨에서는 당연히 모든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니

수업을 통해 영어 실력이 늘고 리스닝이 되는건 당연한 것이다.

한 일년 쯤 지내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술술 영어가 들리고 수업도 꽤 따라간다.

혹서에 땀띠날 정도로 더운 날씨 한 두어달 잘 견디며 지내기를 한 두해 하다보면

어느새 10학년, 11학년..계속 학년은 올라간다.

 

[평범한 이 아이들에 비하면 한국 아이들은 최고 수준의 교육을 받고 산다-배고픔을 모르는 우리 아이들...]

 

긴 얘기를 쓰자면 머리가 아프다.

인도 유학이 말처럼 쉬운것도 아니고, 특히 유학원에서 설명회때조차도 제대로

설명을 안해주는 아니, 못해주는 보드에 대해서 어느정도 파악하고 있는 부모라면

일단 아이 유학은 50%정도 성공이라고 봐야한다.

보드가 뭔가.

내 아이가 유학 생활에서 배워야할 스케쥴이다.

그걸 파악하지 못하면 유학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지는데

부모들은 보드를 제대로 이해도 못하고 그냥 유학원이 좋다고 하니

따라만 가는 것이다.

유학원은 보드를 다 아는가. 그렇지 않다.

유학원에서 알고 있는 정보는 자기들 사업에 유리하도록 리빌드된 정보다.

거기에 맞춰서 부모들을 이끌어가는게 유학원이고, 그 스케쥴에 따라

인도 내의 인터내셔널 스쿨들과 연계되어 돌아가는 것이다.

아이들이나 부모들은 정작 좋은 학교가 뭔지도 모르고

그냥 유학원에 발을 들여놓고 시작부터 해본다.

돈이 많다면 애를 이리 저리 굴리는데 그것 모두 자기들 맘이니

나로서는 이의제기 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런데 이상한건 내가 인도에서 만난 유학파 부모들이 어쩌면 그리도

부자들이 아닌지..하는 사실이다.

남들은 애를 유학보낸다고 하면 돈 많네, 부자네, 여유있네..하지만

그것은 다 자기들 못난 소리다.

유학보내는 부모들이 가진건 돈이 아니라 용기다.

인도 델리에 발을 들여놓고 게스크 하우스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만나는

여러 사람들 틈에 한 둘씩 끼어있는 학부형들은 모두 용기가 있는 사람들이었다.

국내에서 아이들 가르치는 부모들은 뭐 용기가 없겠는가!

그러나 적어도 비행시간 10-13시간을 날아와서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삭막한 도시에 내려서 아이 유학문제를 알아보러 오는 개인플레이 부모들은

진정한 용자들인 것이다.

유학원을 통하면 일사천리에 못할 것이 없다.

돈만 있으면 그야말로 다 되는게 유학인 것이다.

그러나 내가 다녀본 설명회와 찾아본 정보에 의하면 이미 인터내셔널 스쿨들은

적어도 인도내에 있는 인터내셔널 스쿨들은 이미 한국인들이 똥칠을 다 해놔서

인식도 땅바닥이고 애들 실력도 그 바닥에 뒹구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개천에 용은 어디서나 있다. 그런 애 하나가 유학원이 먹고 사는 좋은 소스가 된다.

100명의 아이들 중에 한 두명이 성공케이스가 되면 혈안이 되어 그걸 상술에

이용하는게 유학원들이다. 부모들은 그 특별 케이스를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여기기보다는 자기 애한테 그냥 투영시키며 마치 자기 케이스인양 믿어버리는

일반화의 오류에 빠진다.

모든 아이들이 성공케이스가 아닌데도 내 아이만은 그렇다고 믿고 싶은게

부모 심정이다. 이게 함정인 것이다. 유학만 보내면 뭐든 길이 있겠지 라는 답답한 심리가

아이 망치는 첫번째 지름길이다. 유학원만 믿으면 되겠지 라는 맹목이 아이 망치는 두번째

길이다.

내가 인터넷을 통해 보는 가장 어리석은 광경이 바로 일부 유학원에서 제공하는

홈스테이 사진이다. 자기 무덤을 자기가 파는 꼴이다.

인도에 유학보내는 부모들의 주 목적이 무엇일까..

당연히 일순위가 인도 며느리 얻는건 아니다. 혹은 인도 사윗감 얻으려는 것도 더더욱 아니다.

발음이고 나발이고 간에 일단 영어로 귀가 좀 트이고 입이 좀 트이길 바라서 보내는게

그 싸다는 인도 유학이다. 나름 한국 애들 없는데로 찾아서 피서 가듯이 간게 그래도 인도 유학인데

가보면 홈스테이하는 곳에는 한국 아이들 떼로 모아놓고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사진으로

올려놓고 부모님 애들은 아주 무사하답니다..잘들 행복하게 웃으면서 지내구요,

쇼핑고 하고 관광도 한답니다...인도 문화도 체험하구요..

자살 행위다.

애들은 공부하러 갔지 놀러간게 아니다.

자, 한국 애들끼리 홈스테이에 머물면 과연 100% 영어를 쓸까? 절대 노우다.

또 홈스테이 하시는 분의 영어 실력이 100% 네이티브한 상태가 아니라면 애들이

홈스테이 안에서 어느나라 언어를 사용할지는 불을 보듯 뻔한 이치다.

홈스테이가 무조건 나쁘다는건 아니다.

학교 끝나고 데리러가니 안전해서 좋다. 인도 음식이 안맞아 몇 달을 배탈난듯

찌뿌듯한 뱃속 걱정할 필요도 없다.

어려운 일이나 아픈데 있으면 엄마처럼 짚어줄 어른이 있다는건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건 한국서도 충분히 가능한 일인데 굳이 비싼 비용내가며 인도까지 가서

그런 서비스를 받을 필요는 없다.

인도 학교 대부분이 2-3시면 수업이 끝나는데

홈스테이로 돌아온 이후로 몇마디의 영어를 할지는 상상이 가는 부분이다.

더구나 현지 힌디어를 사용하는 인도 애들과는 영원히 사귈수 없는

치명적인 문제점을 낳게 되는데 홈스테이하는 것에 신중해야할 필요가 여기에 있다.

하긴, 한 두해 정도 영어 좀 뚫고 오겠다는데 굳이 뭐 몰입 영어 할 필요까지야..

스펙 갖추는데 그딴 거는 필요없고 그냥 애가 우선 건강하고 안전해야지

하는 생각에는 할말 없다.

그러나 유학을 정말 영어 배우는 지름길로만 여기고 인도라는 먼 나라로 애를

보내려는 부모가 있다면 참 돈 아까운 짓이라고 단언하고 싶다.

유학 비용에 돈 조금만 더 보태면 강남 어학원에 속성 코스도 좋은데 있다.

유학에 대한 개념이야 부모마다 다 다르겠지만 나는 적어도 유학을 단순히 영어 배우는

과정이라고만 보고 싶지 않다.

언어는 생활에서부터 배워져야 부담이 없고 언어란 하나의 문화 현상이지

단순한 기계적 기능이 아니다. 애가 왜 외국에 있을때는 잘하던 영어를 한국 들어온지

몇 달이면 잊어먹을까..그건 문화가 아닌 기능으로 영어를 배웠기 때문이다.

인도 애들 한국 와서 아무리 오래 살아도 영어 잊어먹지 않는다.

뇌에다 무슨 칩셋을 넣어서 그런거 아니다. 문화로 익혀진 영어와 기능으로 익혀진

영어가 이렇게 다른 것이다.

나는 인도에 가서 대부분 고등학교 영어 실력으로 말했다.

의사 소통에는 문제가 없지만 극적인 상황이 되면 영어와 한국어 중에서 어느 것이

나의 문화인가 잘 알게 된다.

영어를 할 줄 아는 인도인들은 사람하고 툭 부딪혔을때 자연스럽게 익스큐즈 미 가 나온다.

그러나 나는 옆사람과 예기치않게 부딪히자 아이쿠가 나온다. 이게 문화다.

애한테 영어를 제대로 가르치려면 영어 문화를 가르쳐야지 기능을 가르쳐서는 안된다.

 

 

[어렵사리 구한 11학년 시험지...무슨 과목인지 맞춰보시라! 줄을 그은것이 틀린 건줄 알았는데 인도에선 맞은 걸 이렇게 표시한다고 한다]

 

평소에 이런 마음이 있었던 나로서는 그냥 애를 무조건 보내는 방법에만 열중하는

유학원의 설명이 마음에 들리가 없었다. 결국 유학원은 포기하기로 하고 내가 직접

인도의 학교들을 살펴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장황하게 이곳 저곳을 살피겠다고 계획도 세우고 그랬지만 그 넓은 땅떵어리가

나를 질리게 만들었고 이동 비용만 해도 엄청난 것이 큰 부담이었다.

그래서 델리와 뱅갈루르 두 곳만 살펴보기로 했다.

한 나라의 변화와 미래는 그 나라의 수도를 살펴봐야 제대로 알 수 있다.

델리는 인도의 수도이고 나라의 중심이자 행정의 출발지이다.

모든 변화는 거기에서 출발하고 미래도 거기에서 움튼다.

그러므로 델리를 보지 않고 인도를 보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좀 반성이 필요하다.

애들 교육도 마찬가지다. 델리에 가서 현재 인도에서 일어나는 교육 정책의 변화가

무엇인지를 살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내가 델리에 갔던 지난 2월 26일에는 아무 정보를 얻지 못했는데

그로부터 약 보름정도 후에 인도 공립학교에서 10학년 시험이 폐지된다는 뉴스를

접했다. 게다가 이미 인도 내의 어메리칸 스쿨에서 한국 학생들을 받지 않는

추세가 되었다는 뉴스도 좀 지나긴 했지만 거기서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미 한국 학생들이 어메리칸 스쿨등에서 문제를 다수 일으켰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안되는 애들을 싸고 개도국인 인도에 보내서 아이한테 기회를

줘보자고 생각한 일부 한심한 부모들탓에 우리 아이들의 교육 기회가 훨씬

줄어들어버린 것이다.

내가 아는 어떤 분의 아이도 이미 철새처럼 필리틴이나 싱가폴 등지로 떠돌고 있다.

이리 저리 내둘리며 바람만 들면 공부는 커녕 외화 낭비만 하는것이다.

 

델리에 있는 외국인 학교도 몇 개 있다. 그러나 현지에서 믿을만한 소식통에

의하면 비용도 비용이거니와 한국 아이들이 많아서 교육 효과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유는 역시 한국 아이들끼리 모여 그룹을 이루고 우리 말을 많이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애들 탓이 아니다. 당연히 한국 애들끼리 모여있는데 혼자만 영어 쓰다가는

왕따 당하기 쉽다. 그런 모험을 감수할 강심장 아이가 있을까.

또 감수성 강한 아이들간에는 자기 영어가 혹시 친구만 못할까 하는 생각에서

영어를 쓰고 싶어도 못쓰는 것이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결국 나의 유학관은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

처음부터 내가 아이를 인도에 보내기로 마음먹은 이유 중의 하나가

아예 인도에서 살게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한국이 싫어서가 아니라 인도라는 큰 나라에 더 많은 기회가 있을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 용기라면 애를 한국에서 공부시켜도 된다고 하는 속편한 말을 하는 친구들도 있는데

그건 자기들 편하려고 하는 말이다. 그럼 외국으로 유학보내는 부모들은 다 한국에서는

패배자라서 보내는 것이란 말인가. 자기 자식 못보내는 아쉬움을 그런 비아냥으로 달래려는

한심한 소치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인도에서 사업을 하고 싶다고 말하니 어떤 분이 말하길, 어렵고 어려운 인도라는 나라에서

사업할 마음으로 한국에서 뭐든 하면 못할게 없다 라고.

맞는 말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뭐든 하면 못할게 없는 정신으로 인도에 오면 당연히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왜 못하는 것인가. 국수주의적 생각이고 편협한 마인드가 엿보인다.

인도에 아이를 보내 유학 시키러 델리에 왔다고 하니 대단하다고 한다.

혼자서, 그것도 아는 사람 하나 없이 왔다는 사실에 모두 신기한듯 바라본다.

나라고 한국이 좋은거, 내 집이 좋고, 우리 음식이 좋다는 점을 모르는 바 아니다.

게다가 인도에서 아이가 졸업장을 받으면 한국으로 돌아와서 입학하기도 어렵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한마디로 모험인 셈이다.

그런 모험적인 생각이 아이의 미래에 악영향을 끼칠지도 모른다고 수천번은 또 생각하고

생각했지만 한국에서 고등학교 졸업하고 토익이나 토플로 해외 유학까지 생각한다는 것은

막대한 노력과 정신적 수고가 필요한 한국 교육 현실보다는 최소한 델리에서 공부하는게

아이한테는 보다 수월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또 내 나이에 한국에서 경제적으로 여유롭게 산다는 것은 이미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다.

내 처지가 그러니 나로서는 마지막 선택일수도 있다.

델리에서 여러가지 정보를 알아본 바에 결론을 덧붙여 나는 아이를 델리에 유학보내기로

마음먹었다.

이제 시작이니만큼 실수를 최소화하고 경제적으로도 가장 최적화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