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눔-I think..

미디어 금식

오션지 2008. 3. 17. 14:28
어느 교회에서는 이번 주간에 미디어금식을 한다고 한다.
각종 미디어를 최소한 내지는 전적으로 금한다는 것이다.
미디어 홍수 시대..
대표적으로 텔레비젼과 음악, 컴퓨터에 빠져 지내는 우리들에게 미디어 금식...
나름대로 의미있는 결단이 아닐까..
물론 이미 몇 해전부터 해 온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몇 해전만 해도 미디어가
내 영혼을 잠식해가고 있다느 위기감 같은 것이 없었기에 내게 필요한 것은 아니겠다...
싶었는데 어젠 그 말 자체가 내게 크게 와닿고 만것이다.

텔레비젼...
각종 연속극에 빠진 아내와 나..많이 보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스토리 정도는 알아야한다고
믿기에 이것저것 흐름을 파악하려고 한다. 이건 왠 맹목이란 말인가.

영화..
아내와 나의 가장 공통적인 취미생활이 영화다.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나와 싫어하는 아내,
SF를 좋아하는 나와 싫어하는 아내, 중국 무협을 좋아하는 나와 싫어하는 아내..
멜로물을 좋아하는 아내와 싫어하는 나..
정말 지질이도 안맞는 취미이건만...우린 결국 합의점을 찾았다.
감동적인 영화류...
최근에 본 원스 라는 영화와 어거스트 러쉬 라는 영화를 잊을 수 없게 만든다.
그런데 이렇게 맛있고 보암직하고 느낌직한 영화를 금식?ㅠㅠ

컴퓨터..
내게 컴퓨터는 신체의 일부다.
의사소통의 전부에 가깝고 나만의 세계이다. 좀 아는 까닭에 나 자신을 컴퓨터에
투영하고 사는 것이 맞는 말이다. 그야말로 컴퓨터의 세계는 나의 세계다.
나의 의지와 나의 또다른 분신이 컴퓨터 안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컴퓨터로 정보를 검색하고 뉴스를 본다.
컴퓨터로 문서를 작성하고 학원 일까지 한다.
여전히 종이 수첩에 쓰는 걸 좋아하는 아내에게 컴퓨터는 어렵기만 한 물체일 뿐..
농협에서 주는 종이 가계부에 일일이 써서 정리하는걸 좋아하는 아내와
편한게 제일이라고 가계부 프로그램을 깔아주었다가 몇 번 포맷을 하고 나니
아내는 그게 바로 컴퓨터의 맹점이라며 나를 맹비난(?)하였고 나는 그 이후로 아내에게
컴퓨터로 뭘 하는 걸 권하지 않는다.

이런 컴퓨터는 내가 아내와 차별적 존재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돌파구다.
성경도 컴퓨터로 본다. 책도 컴퓨터로 읽고 텔레비젼도 컴퓨터로 본다. 라디오까지 컴퓨터로 듣는다.
이만하면 중독이다. 이쯤되면 폐인 수준이다.
요즘엔 게임에도 푹 빠져있다. 그런데 이런 생명같은 컴퓨터를 금식?..ㅠㅠ

안양 초등생 살해사건의 유력 용의자 검거..
텔레비젼을 봐야할 또다른 이유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이런 궁금증이 이상한 건 아니다.
나름 나에게도 국민의 알 권리가 딱지 붙어 있으니까...
금식하면 이 결과도 모르게 될텐데...실시간으로 말이다.
그를 향한 저주의 손가락질을 해야 하는데 그것도 못하게 되는건 아닐까?

금식이라...
미디어 금식이라..
차라리 밥을 세 끼 굶는게 낫지 않을까?

이메일 검색을 어찌한다?
최소한의 금식?
그것도 제대로 된 금식이랄수 있나?
물을 마시지 않느냐고?

...
각종 변명과 회의와 유혹과 결단들이 뒤죽박죽 되어 마치 고장난 컴퓨터의 파란 화면처럼
나를 괴롭힌다. 미디어 금식이라...
한 3일 정도만 금식해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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