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사천년을 살아온 구석기시대 인물이 있다면?
언뜻 생각하기에 말도 안되는 소리 같지만, 영화는 마치 그런 의문점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논리적이고 유창한 이론들을 근거로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아 간다.
각계의 최고 지식인들인 교수들을 모아 놓고 자신이 14000년을 살아온 인물이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영화라고는 하지만 이상하게 동화되어가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놀라게 만드는 영화이다.
자신을 예수라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너무나 황당하고 초월적인 자신감이라서 문득 오히려 이해할 수 없는 공황의 상태에 빠지게 만들지만 이 역시 작가의 치밀한 의도가 아닐까..
주인공은 한마디로 잘라서 말한다.
'교회는 거짓 위에 세워졌다...'
귀얇은 교회 목회자들은 이런 영화를 보면 대번에 비판적인 설교를 해대겠지만 한 번 더 역설의 기교를
음미해볼 필요는 있다.
예수 시대를 살아온 사람이 지금까지 살아있을리 만무하니 그런 주장을 한들 누가 분명히 확인할 수 있겠는가. 결국 역사에 대한 평가는 후세에 남겨진 우리들의 모습, 즉 자화상 속에서 찾아야 하고 거기에 진실이 담겨있다고 본다.
이 시대의 교회가 잘못하고 있다면 역시 교회는 거짓 위에 세워진 것이 맞다.
예수가 어린 시절 인도로 건너가 부처로부터 배운 진리를 가지고 팔레스타인으로 넘어와 접목시키려 했고 실패했다는 것이 작가의 주장이기는 하나 다분히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많이 있으니 이런 것을 가지고 왈가왈부하며 흥분할 필요는 없다.
극중 주인공은 자신이 한 것은 동양의 의술 약간 뿐인데 후세에 그것이 크게 부풀려져 내려와 과장된 기록으로 남았다고 한다. 물 위를 걸어본 적도, 오병이어의 기적도 행한 적이 없지만 그런 기록을 남겼다는 주장인데, 그렇다면 왜 후세의 사람들은 지구상 수십억의 인구가 믿고 있는 진리를 거짓 기록했을까.
또한 이 땅에 위에서 예수의 기적을 믿고 그대로 행하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일종의 비슷한 능력들은 과연 거짓에서도 나올 수 있는 것이라는 말인가.
따지고 보면 예수는 실패자가 아니다. 예수의 행동이나 말이 거짓이라고 하더라도 그로 인해 지구상 전체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랑과 희생의 정신들은 결코 거짓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좀 재미있는 발상인 이 영화는 결국 이 시대의 교회들에게 던지는 임팩트의 역할을 하고자 했을 뿐이다.
즉, 역사는 과거의 진리로부터 출발하지만 현재에 이르러 가치를 인정받고 진리임을 증명받을 수 있는 길이 바로 우리 현대를 살아가는 자신들에게 있다는 점을 말이다.
그럼, 과연 교회는 거짓 위에 세워진 것이란 말인가.
오늘날의 교회들이 만일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한다면, 교회는 거짓 위에 세워진 것이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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