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이들을 데려다 주기 위해 운전하다 겪은 일이다.
세월 무상..인생 무상..격세 지감...등등
잘 알진 못해도 이런 저런 명언들이 물밀듯 떠오르는 일이 있었다.
두 녀석을 차에 태우고 가다가 한 녀석 집 앞에 내려주기 위해 차를 세우는데
문을 열고 내리는 녀석에게 차 안에 남아있던 한 녀석이 이렇게 외치는 것이었다.
"닭장 꼬꼬댁! 닭장 꼬꼬댁!"
이게 뭔 소린가..하다가 나도 모르게 아하! 했다.
녀석들 둘을 태우고 집으로 데려다 주는 와중에 나도 모르게 아이들이 시무룩해 있는 모양이
좋지 않게 보여서 나름 서비스 차원에서 노래를 하나 불러주었다.
"닭장 속에는 염소가..~~음메..음메.."
"선생님, 닭장 속에 어떻게 염소가 들어가요?"
"염소 들어갈만한 닭장 있으면 들어가지."
"그런 닭장이 있어요?"
"있거나 말거나!"
이렇게 아이들하고 얘기를 주고 받다가 서로 킬킬 거리며 온것이다.
그러고보니 한 녀석이 내릴 때 자기 친구 녀석에게 하는 말이
바로 내가 불러준 노래를 흉내내는 것이로구나! 하고 저으기 기쁜 마음에...
내가 차 안에 남은 녀석에게 물었다.
"근데 왜 닭장 꼬꼬댁이냐?"
"네?"
"아, 왜 닭장 꼬꼬댁이냐구, 쌤 노래가 그렇게 재미있었니?"
"아, 그거요..근데 그게 아닌데.."
"?..."
녀석은 이제 1학년 아이다.
아직 애기 티가 채 가시지 않은 귀여운 녀석이 자기 친구에게 했던 그 말은..
사실 이것이었다.
"답장 꼭 보내!"
지들끼리 이메일 주소를 알려주고 먼저 보낼테니 답장을 꼭 보내라는 말이었던 것이다!
한국 말이 어려운 까닭은 아닐 것이다. 나의 선입견이 문제였던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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