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치다니...
잠시 빌린거란다.
선생은 학생꺼를 훔칠 자격이 없단당! ㅋㅋ
-----------
학교에 핸펀을 가지고 오는건 괜찮지만 수업시간에
핸펀으로 손장난(?)하는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누?
선생은 머빠지게 수업시키고 있는데
애새끼는 손장난으로 바뻐...
선생 할 맛 안난다고요...
-----------
"야, 핸펀 집어너라..엉?"
"네..."
또 열라 나름대로 교권이니 머니 다 잊고 그저 내새끼
가르친다 생각하자! 다짐하고 열나 가르치는데...
"야, 임마, 핸펀 너으라구.."
"아...ㅆ"
이쯤 되면 수업진행이 바닥에 뽄드 묻힌거처럼 끈적거린다.
애새끼들은 분위기 묘하네...하믄서
까칠해진 선생 얼굴 보랴, 간땡이 부은 애새끼 어디까지
개기나 보랴...바빠진다.
-----------
'차라리 종이나 울려...드런 꼴 보기 싫다.'
'저걸 패믄 지 애미 애비 다 껴들어 올테고 안패자니
내 존심을 거는 수업에 왕 짜증을 보태고..'
'그래 나는 그래도 참을성 있는 교사!
스승은 자고로 제자를 자애와 인내로 다스리는 법'
"야, 핸펀 이리 가주와라"
"아, 알았어여. 집어느께여"
"가주와 임마, 수업 시간동안 내가 가지구 있으께"
"아, 안되여"
"이 새끄가!"
"알았어여..."
-----------
빼앗은 핸펀과 나름대로 카리스마 넘치는 학습 분위기로
마침내 수업을 마친다.
애새끼는 뺏긴 지 핸펀이 없자 수업시간 내내
엎드러져 자빠져 있다.
하긴 수업시간에 핸펀 하는 새끼가 수업을 제대로 들어?
말도 안되지. 내 이 눔시키 골탕 좀 먹여야쥐..
교무실로 그냥 가지구 간다.
-----------
애시키는 달라고 하는데 난 못준다.
한 번 고생을 시켜야 담부터 안그러지..
너 딱걸렸어.
자고로 사회에는 샘플이 중요해.
니가 군대 갔다오면 그걸 잘 알게 되지.
그래서 군대 갔다온넘 하구 안 갔다온넘 하구 개념 차이가 있는거여.
넌 오늘 딱 샘플이야.
------------
체육시간이 되어 애시키들 다 나와있다.
오늘은 달리 체력 측정..
근데 아까부터 저시키 땜에 욜받아서 그런지
나이 먹어 그런지 깜빡 깜빡한다.
초시계 안가지구 왔다.
에이씨 교무실까지 은제 갔다와.
------------
아까 대충 주머니에 쑤셔넣은 저시키 핸펀이 있네
기능 좋은데....초시계도 있고..
------------
지시키 눈빛이 왜 저래?
원숭이새키마냥 빨개가지구..
그래 니 핸펀 안주니까 아주 조낸 왕 짱나지?
내가 선생이다 임마.
니네 집에서 니가 제일 귀한 자식인진 몰라도
학교 안에서는 내가 왕이다 자식아!
------------
저번엔 봐줬지만 인제 안돼.
꼬우믄 니도 선생해라.
니가 선생질을 해봐야 내 심정 알지.
하긴 세상 어떤 늠이 남의 입장 가려가며 사냐?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
수업 중에 경찰에서 전화가 왔다.
아니 정확히는 교감선생이 호출한거다.
골때리는 새키가 경찰에다 나를 고발했단다.
설마 그 시키가..
------------
지 핸펀을 내가 훔쳐서 체육시간에 초시계로 썼다구?
이론 미티고 환댱할 일이 있나?
저 시키 사고칠 시킨줄 알았지만 아주 대놓고 들이대?
일단 어이가 없어서 할 말이 안 나온다.
교감은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일이냐고
따지지, 다른 선생들은 좀 참지 그랬냐고 그러지..
마누라 생각에 애덜 생각만 난다.
이 드런 짓거리를 빨리 끝내야지.
------------
차라리 과외 선생이나 학원 선생이 낫지
내가 무슨 영양가 없는 교육공무원 짓거리냔 말이다.
나름대로 애덜이나 마눌한테 그래도 똥폼 좀 잡을 수 있어서
'니 애비가 학교 선생이다'
옛말로 치자면 훈장님이다! 그래왔는데
훈장이 고을 원님한테 불려가서 왜 애덜꺼 훔쳤냐고
양반이 그래서 쓰냐고...훈계 듣는 처지다.
-----------
미쳤다.
세상이 미친거다.
아니 내가 미친거지. 미친 짓을 하고 있으니까
그 시키 꼬라지도 보기 싫다.
내가 그래도 선생이고 저 가르치는 사람이고
지가 무슨 일 나면 젤 먼저 지 부모빼고는 신경써줄 사람인데
지가 깡패들한테 맞고 있으믄 선생인 내가 안막아설까..
그런 나를 경찰에 고발해?
내가 지를 때리길 했나, 인격 모독을 했나,
지 부모 욕을 했나..
죄라면 수업시간에 다른 사람 방해하지 말라고
핸펀 뺏은거다.
-----------
저 새끼 잘 가르칠테다!
아주 1등을 만들어야지.
서울대 가라.
그리고 다른거 하지 말고 꼭 나처럼 애들 가르치는 선생 되라.
그러면 니가 날 이해할게다.
그 때 나 찾아와서..
샘, 그때 제가 실수 했네요..해봐라..
늦었다. 난 늙어 죽고 없을테니까..
-----------
니 탓이랴?
세상 탓이다.
어찌보면 너한테 그정도 사리도 분별못하게 잘못 가르친
니 부모 탓이다.
그럼 그것도 니 부모 탓이랴?
세상 탓이다.
각박한 세상에 속고 속이며 남을 이겨야 살고
내것은 반드시 챙겨야 살아남을수 있는 처절한
생존경쟁의 쳇바퀴 속에 내던져져
힘겹게 살아가야 하는
우리 인생이 탓이다.
-----------
전화 받고 너 미워서 죽을뻔 했다.
당장이라도 사표쓰고 니눔과 니 부모, 세상을 욕하며
한바탕 떠들고 싶다.
하지만,
마눌과 애덜이 그래도 남편이요, 아버지라고
날 기다릴걸 생각하면...
선생인 나도 먹고는 살아야 한다.
니눔은 경찰서 가서 고발하고 날 미워죽겠다고 하지만
나는 니눔과 달리 오늘 하루를 벌지 않으면
어찌될지 모르는 책임무거운 삶의 무게를 지고 사는
한 남자일뿐이다.
-----------
널 미워하지 않을란다.
아니, 미워할 수도 없다.
주위 사람들이 내가 무슨 연예인이라도 된듯이
구경삼아 씹어댈때...
난 그저 세월아 빨리 가라.
좋은 세상아...빨리 와라..
할 뿐이다.
-----------
낼 학교에서 보자.
어차피 니눔이나 나나 또 봐야할 얼굴이다.
이제 서로 말하지 말고 그냥 우리 할 일이나 하자.
니눔은 핸펀 가지구 계속 손장난 하구
난 공부할 넘들만 상대로 가르칠란다.
나머진 학원이나 과외가 다 해주겠지..
-----------
이눔의 빌어먹을 선생질...
'생각나눔-I think..'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주교 정의 구현 사제단 (0) | 2008.02.29 |
---|---|
설교의 다양성 (0) | 2008.02.24 |
신앙과 정치 (0) | 2008.02.23 |
선샤인 (0) | 2008.02.12 |
영화 once(원스) OST 중에서 Falling Slowly (0) | 2007.1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