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눔-I think..

나노 기술의 발달.

오션지 2012. 12. 23. 16:15
나노 기술의 발달.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물질의 요소에 변형 내지는 보완하는 작업을 거쳐 물질의 특성을 더욱 강화하거나 효용성있게 만드는 기술이다.
세탁기에도 들어간 기술이고 옷감과 치약, 그리고 자동으로 청소가 되는 유리창에도 들어가 있는 기술이다. 인간의 생활에 윤택함을 준다면 참 좋은 이 기술이 전쟁용으로 사용되면 무시무시한 결과를 낳게 된다.
방탄복에 사용되면 왠만한 총알은 뚫을 수가 없다. 좋은 것이 아니겠느냐고 하겠지만 한 발 더 나아가 생각해 보면 더 많은 적을 죽일 기회를 얻게 된다는 사실. 무기류에 사용되면 이 기술의 발달이 가져올 살상력은 상상을 초월하게 된다. 분자 구조를 얼마든지 변형할 수 있기 때문에 장차는 전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물질도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 지금은 우주선에 사용해 수백 광년 떨어진 별을 탐사하는 데에 사용하겠다고 하지만 역사가 말해주는 기술 발달은 언제나 전쟁과 관련이 있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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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이미 이 기술을 새로운 분야에 적용해 연구하고 있다. 인간과 닮은 뇌 구조를 가진 컴퓨터를 만드는 데 사용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인간 뇌의 구조는 상상을 초월하는 복잡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뉴런간의 짧은 간극을 사이에 두고 극미량의 전기 신호를 통해 데이터를 주고 받는 것이 인간의 뇌다. 여기에서 저장과 전송과 호출이 일어나 인간은 과거도 기억하게 되고 미래를 예측하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것이 수 많은 데이터간의 조합과 변형과 전송이라는 작용인데 나노 기술의 발견으로 인간의 뇌가 주고 받는 데이터의 전송 과정과 형식을 알아내 컴퓨터 기술로 모방하려는 것이다.
이제 컴퓨터는 인간의 뇌 기능의 일부를 닮아 데이터를 전송하고 호출하여 조합까지 해서 어떠한 형태의 결과물을 도출해 내는데까지는 이르렀다. 다만, 아직까지는 예측이라는 기능에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추상적인 연산을 못한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나는 학생이다" 라는 말은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망아지 학생이다"라는 은유는 알아듣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이러한 은유까지 알아차릴 수 있는 컴퓨터를 개발하려고 노력한다니 기술의 발달이 어디까지일지 궁금해진다.

나노 기술의 발달이 가져올 번영과 파괴력은 동시에 인간이 짊어져야 할 짐이다. 아무리 인간 흉내를 낸다고 해도 인간의 영혼까지는 복제할 수 없다. 영혼은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영역이다.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여겨지는 것에 대해 존재한다고 하는 전제를 가지지 않는 한은 기존에 존재하는 데이터에만 의존해서 결론을 도출하는 컴퓨터는 절대로 이해할 수도 연산할 수도 없는 영역이 되고 마는 것이다.
인간을 단순히 동물과 다른 영혼을 가진 존재라고 편하게 분리하는 것에 대해 이제는 인간이 기계와 다른 것이 무엇인가를 논해야 하는 시대로 변해가야 함을 예감한다. 하나님을 신앙한다는 것은 실로 위대한 것이다.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기능이 있기 때문에 존재에 대한 확고한 데이터가 아닌 믿음이라는 추상적 데이터를 인식하고 연산할 수 있고 그에 대한 결론을 도출해내는 것이다. 기계가 아무리 발달해도 이 놀라운 연산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신의 존재와 기능에 대한 인식이 없이 사는 것은 인간과 기계의 경계선상에 한 번도 서 본 적이 없는 사람의 삶이다. 주어진 환경에 반응하는 것, 아는 지식에만 의존해 생존 본능으로 살아가는 것, 모르는 것에 대한 단순한 궁금증만으로도 만족하며 살아가는 삶은 그 나름의 가치에 비해 어쩌면 가장 비참하고 무정한 기계의 삶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이제 과학은 인간의 뇌 기능에까지 도달하려고 발돋움을 하고 있다. 그러나 넘을 수 없는 영역을 가진 인간은 그보다 훨씬 고상하고 신비로운 영역에 대해 오히려 더 무관심해져간다. 이것이야말로 인류의 비참이다. 스스로 기계와의 비교 선상에서 물러서 버리는 것이다. 칼날같은 인간성을 포기하는 것은 얼마나 비겁한가. 나노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나는 지금도 위대한 한 마디를 묵상한다.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데카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