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참 언론에서 오르락 내리락 하는 어느 젊은 국회의원 후보의 아버지가 목사라며 난 기사를 보니
갑자기 30년전 먹은 울체가 치받친다.
"아들 교육을 어떻게 시켰습니까?"
"달란트 교육입니다"
언론에 아들이 나오고 화제의 중심이 되고 교인들이 지지하니 굉장한 관심의 중심에 선 것처럼 오해가 되시나보다.
그런데, 성급한 말로, 자식 교육 그만큼 안 시킨 사람은 또 누가 있나.
재래 장터 손바닥 만한 구멍 가게에서 40년씩 묵묵히 일해 모은 돈으로 판검사 만든 이들도 대한민국에 참 많다.
그 사람들이 다 책 쓰고 유명세 타는 것 아니다. 행여 자식 가는 길에 누가 되지 않으려고 냄새나는 몸뚱아리 감추기에 급급한 것도 사실이다.
목사라 지원되는 여건이 좋아서 아들 교육 자랑삼아 책도 펴내고 그러는 것을 부끄러워하고 송구스러워하면 안되나.
자식이 인터넷 방송 매체에서 음담패설을 하는 것을 그의 교육관에서는 과연 단순히 '달란트 교육'이라는 미명으로 눈가림 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달란트 교육'이라니..
교육에 일가견이 있다고 자부하는 나로서는 이 교육의 이름 자체가 참 미묘하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모두 달란트를 가지고 태어난다. 이 몸도 달란트라면 받은 게 참 많은 편이다. 하지만 달란트 교육은 그야말로 자기 본위의 교육은 아니고 마땅한 지원이 있어야 발현되는 교육인 것을 목사로서 제대로 알겠는가 의혹이 든다.
고교 시절 재능 있다고 작곡가를 하라고 간곡히 충고하시는 당시 음악 선생님의 목소리가 지금도 귓가에 맴도는 나는, 결국 음악 근처에도 못 가보고 불혹을 넘겨 시시한 연주나 몇 가지 할 줄 아는 시덥잖은 아마추어로 살고 있다.
가진게 없고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부모님에게 '달란트 교육'이라니..그 어휘만큼이나 달나라 얘기였기 때문이다.
한적한 시골 교회에서도 목사 자녀를 위한 다양한 혜택들이 존재하는데 그렇다면야 '달란트 교육'이란게 가능한 일이겠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섬에서 목회가 농산지, 농사가 목횐지 알 길이 없는 섬지기 목사의 아들에게는 '달란트 교육'이란게
아는 만큼 이루어낼 수 있는게 아닌, 참 멀고도 먼 이야기이다.
그래도 자식이 어쩌다 잘 되면 그걸 또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라고 에둘러 영광을 돌리는 이들이 목사이기도 하다.
그러나 어찌 그것이 하나님의 은혜인가.
함부로 은혜랄 수 없다. 왜냐하면 그 많은 목사 아들들이 그 은혜를 못받고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 그들은 하나님의 은혜를 못받아 그렇게 사는 것일까?
함부로 하나님의 은혜로 자식 잘 키웠다는 얘기를 하면 곤란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그저, 나는 살아있음이 은혜요, 내게 주어진 조건이 이만한 것이 은혜라고 해도 무리수가 있는 발언인 것이다.
달란트 교육의 부정적 결말이 나인 셈.
가진 재능을 제대로 펼치고 살아가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냥 자식들 재능을 인정해 주고 하고자 하는 일을 시켰다고 하는 것이 만약 달란트 교육의 실체라면 아니올시다 라고 외치고 싶다.
그것을 두고 달란트 교육이라고 칭할 것이 아니라 여건에 맞게 아이들을 키운 '여건 교육'이라고 하는게 맞을 듯하다.
아들은 미디어의 달콤한 맛을 보고 앞 뒤 분간을 못하면서 천방지축 날뛰고 있는데 칠순을 넘긴 아비는 자식을 제어하지 못한다. 그야말로 달란트 교육의 폐해다. 옳고 그름의 경지도 달란트 교육의 차원에서는 모호한 선상에 놓이는가 말이다.
교회와 목사가 지탄의 대상이라고 성토하면서도 아비의 축복 기도는 야금야금 받아 먹는 아들이다. 당선되게 해 달라는 샤머니즘 바탕의 무속 신앙과 다를 바 없다고 본다.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부자지간이 아니고 뭔가. 잘못을 깨닫고 자숙하겠다고 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다시 나타나 또 입을 열어 혼란을 자초하는가, 그리고 그 길을 잘못되었다고 알면서도 제대로 충고하지 못하면서 자식들의 유명세에 기쁜 웃음만 짓고 있는 연로한 목사의 '자식 사랑'은 노선을 벗어나도 한참 벗어나 있지 않은가.
지금은 자식 교육 내세울 때가 아니라 자식이 지성과 감정의 혼란 속에서 내뱉는 다양한 무리수들을 충고하고 자숙하면서 진정으로 때가 이르기를 기다리는 지혜를 주문할 때이다.
그것이 목사로서, 영적인 지도자로서 자식에게 베출어야 하는 아비의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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