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뒤집어쓰고 있는데 본인은 자신이 죄인이라고 회개한다.
우습다는 말 밖에 안나온다.
그렇게 뒤집어 써서 그는 다시 소영웅적 마인드를 마음껏 펼친다.
심지어 자신을 지지했던 목사들의 안위마저도 걱정하는 여유로움, 아니 설레발을 펼친다.
그런 상황을 두고 연일 여론이라는 판도라의 상자는 새로운 가십거리를
애들이 침뱉듯이 토해내고 있다.
기자들의 상식 아닌 상식이 바로 이런 행태들이다.
김용민이 누구인가.
국민의 얼마만큼이나 나꼼수나 김용민에 휘둘리는 현실이란 말인가.
나꼼수가 마치 이번 선거에서 뭔가 대단한 역할, 좋든 나쁘든,을 했다고나 생각하는 것인가.
그 사람들 나와서 떠드는 얘기는 진정성만 있는게 아니고 속 거북한 제스쳐들도 꽤나
있는 것이 사실 아닌가.
젊은 사람들에게는 등 긁어주는 얘기들이 기성 세대가 들어보면 아니올시다 하는
얘기들도 있기 마련이다. 그런 세대 차이마저도 인정해야하는 것이
요즘같은 다원주의적 사회의 상식이다.
그런데 김용민이 이번 선거를 망쳤다느니 하는 식으로 어리버리 여론을 호도하려는 시도는
이쪽이든 저쪽이든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도 나름의 진정성을 가지고 있었겠지. 그 표현이란 게 옛날 같이 점잖빼고서는
말 못할 참담한 것이었기에 그런 방식으로 표현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가 정치를 하면 지금의 잘못된 정치계에 뛰어들어 고급 정보에 접근해서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아 보겠다는 취지라고 했다. 좀 이상한 것은 왜 하필 그여야만 했나 하는 것이다.
그럼 이전의 민주당, 이전의 열우당 같은 경우의 의원들은 김용민 같은 꿈을 꾸지 않았고
현실 안주의 주역들이란 말인가. 고급 정보에 접근하면 뭐가 달라지나.
개인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한 쪽으로 몰아간다고 소 떼가 웅얼거리며
따라가는 시대는 결코 아니라는 말이다. 지금의 소들은 심지어 말도 할 줄 안다.
이 밝은 세상에 김용민 하나가 막말 좀 했다기로서니..
그게 선거의 판도에 영향을 주었다고 믿는다는 게..
국민을 알길 중학교 모범생쯤으로 아는건지..
김용민은 그냥 한 번쯤 더 야권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든 정도에 불과하다.
그가 목사나 교회를 욕했다고 해서 그게 표심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기독교인들의 수준을 무슨 고대 중동의 문맹자들 정도로 치부하는 얘기이다.
그것과는 여실히 다르다. 교회를 욕하는 사람이 김용민 하나인가. 차라리 교회 안에 있는
교인들이 욕을 하면 더 심하게 할 것이다. 그걸 점잖게, 표 나지 않게, 참 영적으로
하는 것이 김용민의 설 익은 표현과의 차이점일 뿐이다.
예수께서도 바리새인들에게 말씀하신 적이 있다.
"독사의 자식들아!"라고 말이다.
고대 중동에 씨발놈이라는 욕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그걸 성경에 쓸리도 없거니와
참 덜 고상하신 예수님의 말씀 아닌가.
사람을 짐승의 새끼로 표현한다는 것은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모욕이다.
독사란, 그 옛날 태초에 하와를 꼬득여 죄의 근원을 잉태하게 만들었던 사탄을 뜻한다.
그들의 새끼란 말은 최고의 저주이자 악랄한 판단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을 가지고 달리 어떻게 더 고상하게 표현한다는 말인가.
분노는 점잖은 분노란 없다. 화는 그냥 화이고 욕을 욕이지 점잖은 욕이 어디있겠나.
김용민은 우리가 섣불리 말하지 못했던 진짜 욕을 일부 타락한 교회를 향해서 했을 뿐이다.
그걸 이해 못하는 기독교인이라면 참 불쌍한 종교 나부랭이가 아닐 수없다.
목사가 잘못되고 교회가 부패하고 장로들이 아집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작금의 행태들을 보고서도 그 안에 몸 담고 앉아 자기도 똑같이 물들어가는
사람들이야말로 점잖만 빼고 앉아있다가 지옥불에 떨어질 수도 있는
독사의 자식들인 것이다.
김용민의 섣부른 판단은 목표 설정이 잘못되었다는데에 있다.
나꼼수가 밀어주되 제대로 밀어주지 못한 면모도 바로 여기에 있다.
겨우 국회 진출의 목표가 뭔가를 바꾸어보겠다는 것이었나.
앞서 자기보다 유능한 선배들도 뭔가를 바꾸겠다고 들어간 사람들이다.
그래서 뭐가 바뀌었나.
그런 부분에 대한 의구심이 그를 국회로 보내주지 않은 사람들의 진심이 아닐까.
말 몇마디 한 것을 두고 기분이 상해서 찍을 표도 안 찍는 그런 수준의 국민들이라면
지금의 국회를 욕할 자격조차 없다.
국민은 냉정하다. 표 하나를 투표함에 넣기까지 그 어느 누구도 그의 본심을
알지 못한다. 더욱 굳게 입을 다물로 매의 눈으로 후보들을 지켜보며
진정으로 내 삶과 연관되어 내게 보다 많은 이익을 부여할 사람이 누군가를
판단하는 것이 국민이다. 구태의연한 안보의식이라든지 지역 감정이라든지로
자꾸 몰아가는 60년대식 여론이 우리 정치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김용민은 그냥 놔두자. 그가 광야로 돌아가 실패를 딛고 일어서
이젠 좀 성숙한 모습으로 돌아와 이번처럼 열정만으로 설 익은 표현들을 쏟아내는
풋나기 정치인이 아니라 부정 속에서 꽃 피울 수 있는 정의 한 포기를 심기 위해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믿어주는 국민도 여기 한 사람 있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이젠 누구를 욕할 단계가 아니다.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국민들의 진심이 뭔가를
되짚어보는 것은 언론이 할 일이 아니다. 정책을 만들고 논의하고 다투면서도
국민을 위해 일하기 위해 잘해보겠다고 다짐하는 정당들이 보고서가 아닌
가슴으로 판단해야 할 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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