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눔-I think..

그렇게밖에 할 수 없는걸까..

오션지 2011. 12. 16. 10:20

조선일본 기사에 선생님 맞습니까? 라는 제목으로 난 기사를 봤다.

이걸 두고 비판과 옹호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학교 역사 교사가 낸 문제를 두고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인데

옳고 그름을 떠나서 교사로서는 과연 이 방법이 최선이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교사가 어떤 것을 가르치든 그것은 완전히 교권에 해당한다.

그러나 그 교권이 무한정의 특권을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다.

세상의 어떤 권위에도 무제한이란 없기 때문이다.

어디까지가 교사의 교권에서 인정받을 수 있느냐의 문제는

또다른 논의의 문제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는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방법론에 있어서만큼은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 혹은 정당, 혹은 정치적 논리에 대한 비판 의식은

자신의 것이 맞다. 그리고 그 사상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도

엄밀히 보면 교권이랄 수 있다.

문제는, 아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배려하는 교권은 아니지 않나 하는 것이다.

선생님이 가르치는 것을 다 받아들이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아이들은 선생님의 성향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내 기억에도 선생님의 영향을 받아 어느 정도 보수 정권에 대한

이미지가 굳어진 것도 있음을 알기 때문에 그 영향력에 대해 인정하고 있다.

다만, 교사는 아이들에게 자신이 믿는 신념과 사상을 가르치려고 할 때

아이들의 입장에서 고려하고 분석해서 보다 교사의 품위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사용해주었으면 한다.


이 교사가 낸 문제에는 일종의 조소가 섞여있다.

그리고 노골적인 비하 역시 섞여 있다. 아니라고 할 수 없는 엄연한 뉘앙스가

담겨있는 것이다. 아이들은 진실을 배우기보다는 이런 조소적 성향에

더 심취할 수 있다. 교사는 이런 부분을 간과한 문제점이 있다.

교회 장로라는 지문이 나오는 것은 그의 종교에 대한 조소가 담겨 있는 것이고

탄압이니 하는 말들은 아이들이 진실을 보는 렌즈가 될 수 없다.


가르침에도 정당함이 있어야 한다.

당당함이 아니라 정당함이다. 비꼼과 손가락질과 침 튀기는 열변이 아니라

아이들이 충분히 많은 정보를 가지고 비판할 수 있는 냉철한 정신을 고취시켜주는 게

교사가 할 일이 아닐까.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키고 주입하려는 어떤 의도보다는

진실에 다가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고 사고의 폭을 확장시켜주는 그런 노력이었다면

이 교사는 참 지지를 받아 마땅했을 것이다.

아는 것이 있다고 무턱대고 가르치는 것은 지적 만용이다.

다양한 생각과 다름을 인정하는 넓은 안목을 가지고 

진실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도록 지도하는 교사야말로

무서운 사상가요, 영향력있는 선생이다.


그런 지문 몇 줄을 가지고 아이들의 감정을 지도했다고 믿는다면

그 역시 수양이 부족한 이가 아닐까.

이 대통령이 믿는 종교는 존중해주어야 한다. 그는 비판받아 마땅할지라도 말이다.

탄압이나 폭압이라는 것도 단어 자체만 받아들일지 모르는 아이들에게

그 전후 사정을 이야기해주면서 역사는 도전과 응전의 연속임을 알려주었어야 한다.

무조건 탄압하는 쪽이 잘못이고 당하는 쪽만 정당하다는 논리는 굉장히 위험한 논리이다.

탄압은 규정된 단어이지만 동시에 함부로 판단하기엔 두려운 단어이기 때문이다.

그 전후 사정을 알려주면서 좀 더 세밀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면

좋았을 일을 몇 줄의 글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만 경솔한 교사의 모습을

보여주기만 했다는 점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