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눔-I think..

교육감, 궁색한 변명보다는 용퇴를

오션지 2011. 8. 29. 01:36

선거에 이기고 지고를 떠나서 선거가 있고 난 후에도 선거시 경쟁자였던 사람에게

어떤 이유를 불문하고도 돈이 오갔다면 진정성을 인정받기 어렵다.

왜 하필 그에게 돈을 주었을까?

선거하면서 빚 안지고 하는 사람이 있던가?

그걸 각오하지 못하고 선거에 나온 그 사람이 스스로 무덤을 파놓고

힘들어 자살하겠다고 하는 것은 자격 미달이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고 청운의 꿈이 있더라도

돈이 안되서 선거에 못나온다면 그것도 자기 복이고 역량 부족이다.

그런 사람이 빚까지 내가면서 선거에 나와 놓고

지고 나서 빛더미에 올라 앉아놓고

힘들어 죽겠다고, 자살하겠다고 그런 소리나 한다니..

이게 사실이라면 한심하기가 이를데 없는 일이다.

그런 사람이 교육감이 되었다면, 만에 하나라도 되었다면

부정과 비리가 필연적으로 따라왔을 것이다.

 

곽교육감은 그런 사람을 걱정해서 돈을 주었다고 한다.

그것도 2억이다.

자살하려는 사람에게 2억을 준다...

과연 그 금액과 상황이 정당했을까?

참 궁색한 변명이 아닐 수 없다.

국민을 뭘로 보고 그런 변명을 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간 가지고 있던 신념에 대한 약간의 존경심마저 탈탈 털어버리게 만든다.

그런게 밝혀졌으면 그냥 책임을 통감하고 물러서는게,

그저 묵묵히 용퇴하는게 낫다.

그리고 나서 나중에 기자회견을 통해서 그런 저런 이유로

돈을 준 것이다, 내 실수였다..라고 한다면,

그나마 따르고 지지했던 지지자들에게 위안이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치졸한 변명을 택했다.

 

용기가 부족한 사람같다.

교육 현장에서 가장 수장이랄 수 있는 사람의 양심치고는

볼품없지 않은가.

누가 봐도 상황이 짐작가는 일에 대해서 정치 공세라고

한다는 게 과연 누구의 도움을 받으려는 꼼수인가 말이다.

박지원씨가 용퇴를 논한 것은 지혜로운 충고다.

더 이상 추한 몰골로 내려오지 않게 하려는 원로로서의 정성어린 충고인 것이다.

 

검찰에서는 주민투표를 앞두고 영향을 미칠까봐

그간 보안조치했다고 한다. 믿지 않을 이유가 없다.

왜 지금이냐, 오세훈의 패배 후에 터뜨리는 것이 음모가 아니냐고

말하는 것은 억지 중의 억지다. 6개월이라는 짧은 공소시효때문에

서둘러 조사하려는 검찰을 두고 그런 말을 한다면

그들 역시도 곽교육감 못지않게 한 덩어리로 국민들의

지탄을 받게 될 것이다.

 

무상 급식을 일구어 놓고 자신은 물러난다?

고작 그 대단한 일을 하려고 교육감이 되었던가?

그렇게 단일 후보화 하려고 애쓰는 과정에서 돈이 오가야 할만큼

절박한 우리 교육현장이었던가 말이다.

좀 부족하고 더디게 가도 좋으니

더 이상의 부정 부패는 없었으면 한다.

그리고 잘못을 깨끗이 인정하고 물러나는 용퇴의 모습마저도

하나의 교육적 제스쳐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알아주었으면 한다.

준대통령 자리를 놓고 떠들썩하게 선거 진통을 앓아야 할 서울 시민들과

국민들의 관심이 참 부담스럽다.

서민들의 허리띠는 점점 졸라매어지고 있고

아이들 교육은 산으로 간다.

그리고 돈이 떠돌고 유언비어로 마음만 상하는 선거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거기다가 세계 경제의 위험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 나라가 어디로 가려고 하는가.

 

일관성도 없고

확고한 미래적 가치에 대한 투자도 없을 뿐 아니라

모든 것이 일회적이요 표면적이기만 한 정책들의 난무,

더 심각한 것은 위기에 처한 국민 정서이다.

불안한 미래에 대한 가장 큰 보상심리는 부정과 부패이다.

나 하나 잘못되고 내 자식 대대로 잘 먹고 잘 살게 하면 된다는

생각이 많아지는 세상이다.

이렇게 생각이 많아지게 만드는 이유는

곽교육감에 대한 나의 기대치가 꽤나 높았던 때문이기도 하고

그가 보여주고 있는 잘못한 자의 모습이

그런 내 기대를 무너뜨리고 있어서 착잡한 새벽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