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눔-I think..

추신수의 병역면제 비판받아야 할 이유

오션지 2010. 11. 30. 23:27

없다.

 

미국 언론이 이번 추신수의 병역 면제를 두고 미국 메이저리그 선수 중에 한국전에 참전한 사람이 있음을 예로 들어 비판의 도마 위에 올려놓고 있다.

그럼, 과연 추신수는 그런 비판을 받아야 할 입장일까?

계산은 안하고 물건 비싸다고 무조건 비판하는 소비자에 다를 바 없다.

 

시장에 가보면 비싼 야채가 있고 싼 야채가 있다.

싼 것을 알아보니 배 추 한포기에 1800원을 한다.

그런데 조금 더 가서 보니 비싼 배추가 3500원을 한다.

몇 발작 걸었을 뿐인데 배추 한 포기 가격이 턱없이 차이난다.

그걸 본 소비자는 비싸게 파는 집을 보고 무조건 욕을 해댄다.

지금이 어느 땐데 배추를 저렇게 비싸게 놓고 파나..많이 벌어 처먹어라! 하고 말이다.

 

그러나 비싼 배추는 비싼 이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싼 배추때문에

억울하게 욕을 먹는 면이 없지 않다.

다양한 경우를 고려해 보아야 한다. 배추의 상태부터 시작해서 중국산인지 국내 산지직송 배추인지를

다 따져보고도 그래도 비싼 가격이라면 당연히 문제를 삼을 소지는 있지만 그마저도 상인의 마음이니

객관적으로는 욕먹을 하등의 이유가 없다.

 

나는 야구에 대해 광적인 팬이 아니다.

아직도 옛날 야구 선수들 이름이나 몇 자 기억하지 요즘 야구 선수들 이름도 잘 모른다.

추신수나 박찬호, 선동열, 이승엽, 혹은 윤성민..등등 유명한 야구 선수 몇 명은 알지만

여전히 이름만 들어가지고는 얼굴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추신수 선수가 미국에 살고 있고 메이저리거로서 요즘 잘나가는 선수라는 것은 하도 언론에서

소개를 하니 어느 정도 알고 있을 뿐이다.

그런 그에게 미국 언론 하나가 병역혜택을 받은 이유로 미국의 일부 네티즌들이 비아냥거리고 있다 뉴스를 소개한 기사를 보니 한국이나 미국이나 생각없이 남을 비판하는데에는 국적과 인종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추신수를 그냥 단순한 한 개인으로 보면 당연히 특혜 중의 특혜다.

그러나 대한민국 일반인은 추신수처럼 대한민국을 해외에 알릴 기회가 없다.

해외에 나가서 카드나 팍팍 긁고 술처먹고 괴성이나 질러서 어글리 코리안이라는 말은

들어도 일본 사람 생명을 구하다 전동차에 치어 목숨을 잃은 의인 한 사람 나오기는

수백년에 한 두 번이다.

대다수는 위대하게도 군대를 갔다 왔어도 대한민국 발전에 얼마나 이바지하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물론 한 사람 한 사람 아주 귀중한 존재들이지만 그들은 사실상 국가의 테두리 안에서

국가와 상부상조하고 있는 것일뿐, 국가를 위한 적극적인 기여는 못하고 오히려 혜택을 받고 살고

있다고 봐야한다. 그런 사람들이 과연 추신수의 반만큼이나 국격 향상을 위해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일까.

연말정산때 세금이나 탈세하지 않았으면 한다.

사실 추신수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국가의 일원으로 국가 성립요소의 가치를 충실히 이행하며 살아가고 있는 지극히 평범한 일반인들은 아닌것 같다.

 

요즘 사람들, 국가로부터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한다.

뭐든 해달라고만 하지 책임을 다하려고 하진 않는다.

그럼, 대한민국에서 군대 갔다온 남자들은 다 얼마나 위대하단 말인가.

글을 쓰는 나도 일빵빵 소총수로 23사단을 명예롭게 제대한 병장출신이다.

그러나 추운 겨울에 벌벌 떨면서 철책 근무 2년 남짓 하고 돌아온 것이 대단하긴 하지만 그런 군대에서 우리가 다 알듯이 사람 패는 것을 개패듯이 하고 인격 무시하고 얄팍한 잔머리 굴리는 수단이나 익혀오고 눈에 보이게 일하는 방법이나 배우고 위 아래 줄서기 하는 습성이나 익히는 것또한 군대에서 배워가지고 나오는 '기술'이다.

요즘은 군대 갔다오는 것을 무공훈장 받은 것처럼 위대한 일을 한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착각하면 안된다. 군대에 갔다오는 것은 특권이 아니라 의무다.

의무는 자랑할 것도 특별할 것도 없는 당연한 책임이다.

그것을 가지고 의무를 다하지 못한 사람에게 특권의식을 가지고 비판할 일이 못된다.

요사이 안상수씨나 이대통령이 군대 안갔다 온것을 가지고 꽤나 비아냥거리는데

그게 바로 이상한 특권의식이다. 대통령의 인식 부족을 안다면 그에 맞는 참모를 배치함으로써 그 부족함을 메워주어야 한다. 대통령은 만사에 다 해박하고 전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야당에서는 유독 군대만 가지고 따진다. 경제적 성과에 대해서는 안중에도 없다.

오로지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듯 하다.

요즘 북한이 왜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당시의 햇볕정책때는 안하던 짓을 하는지 정말 모른단 말인가.

자기들 입맛에 맞으니까 안한것이다. 결코 전직 두 대통령의 햇볕 정책에 동화되거나 고마워서가 아니다.

그런데도 야당에서는 그것을 계속해야 한다고 고집한다.

그래서 얻어지는 평화는 언제가 깨질 위험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강남 부자들에게서 강제 징수해서 북에다 돈 보내자는 말을 안하는게 신기할 정도이다.

 

이번에 추신수의 병멱 면제를 두고 말이 많은 것도 비판을 위한 유희에 불과하다.

당연히 해야할 의무를 다하고 온 것을 그 의무를 다하지 못한 사람을 비판한 권리로 착각하고 있다.

앞뒤 구분 못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국회 의원들도 군대 갔다온 걸 자랑스러워한다. 전혀 자랑할 것이 못될 당연한 국민의 의무가 어느새

요즘들어서는 자랑스러운 것이 되고 말았다.

그래서는 안된다.

의무를 자랑스러워하면 책임도 그만큼 무거워지는 법이다. 군대 갔다 와서 이 사회와 민족을 위해

얼마나 공헌하고 살고 있길래 그렇게 자랑스러워하는가.

병역 의무를 다하지 못한 사람은 남이 병역할 동안 그렇게 편하게만 살아온 줄 아는지 한심하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참전의 불길이 미국 청년들을 휩싸고 돌았을때, 미국 국민은 스스로 선택해서 군대에 간 사람과 역시 자신의 선택으로 참전하지 않은 사람간에 특별한 갈등이 없었다. 군대에 갔다 온 사람에게는 국가가 그에 맞는 대접과 보상을 해주었다. 하지만 대신에 군대에 가지 않은 사람(못간 것이 아닌)은 또 그에 맞게

자신의 권리를 일부 포기하고 살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모든 대통령과 국회의원이 군대를 갔다와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자꾸 심으려고 하는 면이 있다.

군대 안갔다온 사람은 정치할 소양도, 군대 통수권자가 될 소양도 없다고 보는 것은 얼마나 유치한 시각인가.

그것은 마치 군대 안간 여성을 비하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추신수는 군대에 갈 수도 있고 안 갈수도 있다. 가야 하는 것은 의무이고 가지 않는 것은 그의 선택이다.

물론, 법으로 정한 의무를 다하지 않을 때는 그에 마땅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그는 대한민국 국민의 자긍심을 드높이고 국격을 향상시킨 면이 있기 때문에 국가의 권한으로 그 의무를 벗겨준 것이다. 그것을 두고 특혜니 뭐니 하는 사람들은 상대적 박탈감과 열등 의식을 다분히 드러내고 있다고 밖에는 볼 수 없다.

한 마디로 안방에 앉아서 텔레비젼 보면서 응원만 하던 사람이 경기장에서 피나는 노력의 결과로 전 국민에게 기쁨을 주고 카타르시스를 안겨준 한 야구선수의 역할에 대해서는 비아냥거리고 있는 것이다.

 

연평도 사태를 가지고 볶아먹고 튀겨먹고 삶아 먹느라 참 바쁘다.

지금은 이러쿵 저러쿵 말만 만들어내고 좀 색다른 시각과 남이 모르는 내용을 가지고 폭로하는 즐거움을

만끽할 시기가 아니다. 중국은 이 기회를 틈타 한반도 정세를 좌지우지하는 세력으로 발돋움하려고 꽁수를 부리고 있고 미국은 그동안 중국에게 말못할 수모를 당한 것을 가지고 껀수를 잡아 서해에 초대형 항모를 끌고와 시위를 하며 다소 분풀이를 하고 있다.

국민의 지지와 국회의 합의를 바탕으로 국가적 수모를 되갚아주어야할 막대한 책임이 있는 대통령은 잠바 하나 제대로 못입고 눈치를 봐야할만큼 한심한 처지에 빠져있다. 그걸 국민의 알 권리를 빌미삼아 마구잡이로 써대는 언론은 추신수가 해외에서 드높여놓은 국격을 활자 몇개로 땅바닥에 패대기치고 있는 형국이다.

 

추신수는 우리 국민, 아니 우리 정부가 수십년동안 노력해도 못할만큼의 국가적 브랜드 마케팅을 방망이 한 개로 해내고 있는 사람이다. 군대를 수십번 갔다 와도 못할 일을 해내는 사람에게 군대 갔다온게 뭐가 그렇게 대단하다고 비판을 하는지, 그리고 그걸 퍼다 나르는지 모르겠다.

 

보온병을 보고 포탄이라고 하는 의원이 군대 안갔다온 사람이라 그렇다고 마음대로 놀려대며 써대는 언론도 그 의원과 별반 다를바 없는 유치한 자들이다. 현장에 가서 살펴보다보면 실수할 수도 있다. 포병이 아닌 이상은 잘못 볼 수도 있는 문제다. 좀 더 신중하지 못한 발언이 자기 발목을 잡는다는 것을 새삼 배웠을것이다. 그걸 비아냥거리며 트위터질을 해대는 답답한 네티즌들도 문제거니와, 전후 맥락을 잘라먹고 짭짤한 시청률을 먹이삼아 앞뒤로 자르고 방송에 내보내는 모 뉴스전문채널도 한심하다.

연평도 사태는 이렇듯 사회 각계 각층에서 자기들의 이익만을 위해 이리저리 난도질해서 갈라먹기를 하고 있다.

 

심지어는 연평도 주민도 그동안 대포소리 들으며 연평도를 지켜온데 대해 완전 보상을 해달라고 한다.

정부에서 강제 이주시킨것도 아니고 본래 살고 있던 사람으로서 참 한심한 소리가 아닌가.

뭍에 사는 사람들은 다 행복하고 섬에 사는 사람들은 죄다 국방의무를 지며 사는가 말이다. 국민은 좋은 환경과 입지를 골라 살 권리가 있다. 하지만 국가가 그것을 보장해주어야 할 의무는 없다. 그런 포괄적 개념의 복지정책이란 현실 세계에서는 이루어질 수가 없다. 이 악랄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비록 거주지를 잃고 다치고 충격을 받아 경황이 없다고 하더라도 자신들을 이 지경으로 만든 것은 북한이지 정부가 아니다. 그 보상을 정부에서 다 해주어야 하고 이주 대책을 세워주어야 한다고 주장하면, 앞으로 국지적으로 일어날 모든 전쟁에서 정부는 국민들 뒷바라지나 하다가 수도가 함락될 것이다.

 

의연해야 할 때가 있다. 담담해야할 때도 있는 법이다. 놀라고 상처받은 심정을 몰라서가 아니다. 그러나 지금은 연평도 사람들이 가장 힘든사람들임과 동시에 가장 용기있는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 겁나서 못살겠다고 다 뭍으로 나오고 섬을 몽땅 비웠다. 북에서 보고 참 좋아할 일이다. 조그마한 섬 하나에 포격을 했는데 온 국가가 덜덜거리고 대통령이 끌려나가 국민에게 호통을 당하고 국회가 파행을 하질 않나, 군의 책임자가 모가지가 날아가질 않나, 냄비 뚜껑 쉴 틈이 없이 바글바글 끓어대는 대한민국이다.

이 조바심많은 나라, 참을성 없이 흑백논리로 무장한 나라가 내 조국 대한민국이다.

양복에 식탁에 침대와 스푼을 사용하는 나라지만 모든 내면은 조선시대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다.

당쟁과 당파의 폐해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무능한 왕과 나약한 군사력, 그리고 이미 내부를 완전히 정탐하고 떠난 첩자들, 외국의 간섭...그 시대와 다를 바가 무엇인가.

상투만 잘랐지 그 질긴 사대주의와 고집스러운 구태의연함은 여전히 우리들 내장 깊숙한데 뿌리박고 있질 않은가.

 

적의 포탄은 단순히 연평면에만 떨어진게 아닌가보다.

우리 국민들의 심리 속에 공포와 더불어 참을 수 없이 구겨진 자존심과 함께 분노를 남겼다.

서로를 향해 손가락질을 해야하고 중세시대의 마녀사냥처럼 어느 누구 하나라도 책임질 사람이 있으면 당장에라도 십자가에 매달아 불태워버려야 속이 시원할 것같은 폭발직전의 감정들이 되어가고 있다.

그게 추신수든 mc몽이든, 아니면 대통령이든 장관이든, 되는대로 타켓을 정해서 쏘아대야 직성이 풀리는

우리 사회가 언제쯤 안정이 될 지 앞이 캄캄하다.

 

이 난감하고 복잡한 환경에도 미국의 아이패드는 잘 팔리고 있다.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내일이라도 전쟁이 날 것같이 팔팔 끓던 여론은 오늘 밤이 지나면 다시 잠잠해질 것이다. 며칠째 들리던 근처 포병대의 사격 훈련도 며칠 지나면 또 사그러들겠다. 포탄 한 개에 돈이 얼만데.

우리 국민들은 또다시 인터넷과 예능에 목숨을 걸고 집안에서 킬킬거리며 연평도는 잊어버릴 것이다.

그럴거면서, 당연히 그렇게 흘러가는 시간인데 마치 오늘 어떤 해결을 보려고 덤비고 싸우고 비난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러고보면 정치하는 사람들의 인내심이란 참 대단한 것이다. 수년전 사실도 잘 기억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언제든 꺼내볼 수 있도록 늘 수첩에 메모하고 다니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