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눔-I think..

중국이 한글을 꿀꺽하려고 한다고?

오션지 2010. 10. 12. 14:40

복잡한 역사적 선 후 관계를 따지고 싶지는 않다.

내부의 것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며 외부적 자존심만 세우고 싶어하는 우리의 속사정을

비판하고자 한다.

 

한글은 우리가 평소에 숨쉬는 공기 있는 것을 감사할 줄 모르는 것처럼

당연히 우리 곁에 영원히 있을 줄 알고 사용하는 도구이다.

인도네시아의 작은 부족이 한글을 가지고 자기네 글로 사용하겠다고 하자 대서특필을 하고

이번엔 한국에 초청까지 해서 잘 먹이고 잘 쉬게 하다 보내는 것까지는 그렇다고 치자.

 

세종대왕을 광화문 한가운데다 모시고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구경오라고 길을 열어준 것도 참 잘한 일이라고 치자. 광화문에 가보면 세종 대왕의 위엄이 새롭고 '나랏 말쌈이 듕귁에 달아 문자와르 서로 사맛디 아니할쌔.." 라고 시작하는 훈민정음이 판판이 새겨져 있는 것도 고마울 뿐이다. 고등학교때에 손바닥 맞아가면서 외웠던 국어시간 필수 암기 구절이다.

 

한글날만 되면 의례히! 맞는 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렇게 행사도 하고 전통음악도 불어대며

한글 만드신 세종대왕의 업적을 기리는 행사도 여니 후손으로 부끄럽지 않을 일이긴 하다.

 

그러나,

온 국민 공통의 소중한 재산이자 국가의 정신과 문화의 기반인 이 한글을 중국이 꿀꺽하려고 한다는

언론의 우려가 나왔다.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저마다 강조하고 있다.

뻔히 바라만 보고 있던 중국의 아시아공정이 이렇게까지 대담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던 것일까?

그럼, 반대로 생각해보자.

중국이 한글을 건드리는 것이 한국을 자극하는 일이란 점을 전혀 모르고 있거나 아니면 정말 국제 문제화될 수 있는 가능성을 인식하고 그런 계획을 추진하는 것일까?

중국 정부가 골통이 아니라면 한글을 꿀꺽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한글은 그냥 글자가 아니다.

그것은 문화와 정신이 깃들어 있는 한 국가의 기반이라는 것은 가르치지 않아도 반무의식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것을 삼키려는 시도라고 보는 것은 다소 억지가 있다.

 

중국의 야심은 그런 소박한데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실상 세계를 정복하려는 의도가 있다.

지금은 핵무기도, 첨단 전투기나 항공모함이 세계를 정복하는 시대가 아니다.

하루 아침에 한 국가와 다른 국가가 모든 외교 관계를 단절하고 전쟁 상태에 돌입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국민들이 서로 상대방 국가에 공존하고 있다.

더 어렵게 만드는 것은 바로 경제를 기반으로 이어진 국제 관계 질서때문이다.

달리 지구촌이겠는가.

중국은 인구와 자원, 그리고 무한에 가까운 엄청난 부를 기반으로 세계의 중심에 서려고 부단히 노력 중이다.

그런 그들에게 한글은 중국의 수 많은 소수 민족 중의 하나인 조선족이 사용하는 언어일 뿐이다

그들을 통제하고 수단화하는 방법으로 한글 입력 표준을 제정하고 그 기준에 따라 정보를 활용하려는 것이다.

실제로 두려운 것은 언어의 지배에 있다.

한글을 자기네 것으로 만드는 것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것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지배하기 위해서는 사유화해야하는 것이 맞지만 중국은 한글을 자기네 언어로 공식 인증하려는 것이 아니라

한글 사용법을 지배하려는 것이라고 보는게 더 맞다.

중국은 왜 한글 사용법을 지배하려는 것일까?

 

당연하다.

앞으로 중국이 개발해서 전세계에 팔아먹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 기본으로 장착할 한글 입력 시스템의 소유권을 가지려는 획책이다. 한글 입력 방식은 조합형과 완성형, 유니코드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나뉘어져 있고 우리 나라 내부에서도 한가지의 표준으로 정해지지 않고 복수 사용되고 있는 중이다.

 

특히 한글과 컴퓨터사에서 사용하는 입력 방식인 조합형은 한국 고어 표현이 가능하고 일반적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문자까지도 사용할 수 있으므로 본래 한글이 가진 특성을 표현할 수 있으므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것이지 현대인이 사용하는 글자는 조합형이 아니라도 대부분 표시할 수 있다.

 

그나마 한글과 컴퓨터사가 국내 대표적인 한글 입력의 표준을 한 자리 차지하고 있었던 이유도 우리 고유어를 제대로 표현하는 방식이라는 매력 때문이었다. 하지만 요즘 누가 뫼 산 자를 사용하는가.

책을 찍어낼때나 필요한 일이다. 물론 우리 역사와 고문서를 연구하기 위해 반드시 지켜져야 할 입력 방식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입력 시스템도 세월 앞에서는 그 기능을 점점 읽어가고 있는 현실도 부정할 수 없다.

 

그동안 그나마 유니코드를 통해 한글의 자존심을 지켜왔다고 한다면 중국이 한글 입력 표준을 정하고 자국 제품을 출시할 때 기본 입력 시스템으로 심어서 출시하면 값싸고 뛰어난 성능으로 무장할 중국 제품을 사서 쓰는 우리는 우리 방식이 아닌, 중국이 정한 방식으로 한글을 입력해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중국에게 있어서는 자국민이나 마찬가지인 조선족의 기준으로 입력 방식을 정하면 안팎으로 갈등을 해소하는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대외적으로도 자국민의 입력 방식을 표준화했을 뿐이니 우리가 어떤 이의를 제기해도 소용이 없다.

게다가 자신들이 개발해서 판매하는 제품에 우리 기업이 우리 한글 입력 체계를 얹자고 할 경우, 중국은 얼마든지 거부할 수 있다.

 

북한이 중국의 속국처럼 될 가능성은 바로 여기에도 존재한다.

조선족 언어를 들어보면 알 수 있지만 북한말과 억양을 사용하고 있다.

중국에서 들어가는 스마트폰들이 북한 내에서는 아주 자연스러운 입력체계가 될 것은 불보듯 뻔하다.

섣부른 짐작이지만 언어 입력의 체계가 중국에서 정한대로 움직여지는 북한과 우리 남한의 통일은 이런 면에서 요원해질 수 있다. 같은 말을 쓰지만 그 정신의 색깔은 다른 참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진다는 말이다.

 

중국에서 만들어지는 제품과 그들이 정한 입력 표준을 사용하는 북한에서는 중국의 수주를 받아 개발할 모든 제품에 입력 체계를 중국이 제정한 대로 개발하게 된다. 북한은 그렇게 자신들의 언어를 잃어버리게 되고 중국에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주체성-그들이 그렇게도 주장하는-을 잃고 지배당하게 된다.

이렇게 제정된 중국식 한글 입력체계가 유럽이나 미 대륙으로 건너가지 말라는 법이 없다. 누가 우리 대한민국의 한글의 소중함을 지켜주고 존중해 준다는 말인가.

한글이 얼마나 싸구려가 되어야 우리 제품을 구입해주는 나라들이 라이센스 비용을 지불할 것인가 하는 말이다.

 

중국이 한글 입력 표준을 만들어 한글을 꿀꺽한다고 발끈거리고 있을 일이 아니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앞으로 한글을 사용하는 모든 국가에 대해 iso인증을 통해 그 권한을 확고히 확보하는 발빠른 행보를 하든가, 아니면 북한과 문화 교류를 통해 남북한 공통 한글 사용 범례를 만들던가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선결해야할 문제가 많다. 특히 조선족이 우리 민족이며 역사적 산물로서 중국 정부의 지배하에 있기는 하지만 엄연한 한국인이라는 대내외적 합의가 있어야 하는데 북한을 통하지 않고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항이다. 중국이 위안화로 김정일을 달래주는 이유가 달리 있겠는가.

아직은 쓸모가 있기 때문이다. 그 정권이 무너지게 놔두는 것이야말로 중국의 동북공정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테니 말이다. 김정일 정권의 해악은 이런 면에서 가장 크다 하겠다.

우리 글마저 중국이 마음대로 요리하도록 뻔히 바라보고만 있어야할 처지라면 우리 주권은 침해당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 소통의 현장에 한 가운데 서서 김정일 부자가 다시 향후 수십년의 장벽으로 자리매김하려고 한다. 죽기 전에 통일이라는 단어를 들어보긴 그른 일 같다.

중국이 그렇게 대담해지는데에는 북한의 역할도 있다. 그러나 각설하고자 한다.

 

우리 애들은 심각하게 외계어 바이러스에 걸려 있고 어른들은 방관만 하고 있다.

중국에게는 우리 글 사용권이 침해당할 위기에 있고 우리 내부에서는 우리 글이 심하게 변질되고 있는데도 정부나 교육 당국에서는 이렇다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방송에서도 아예 대놓고 요즘 인터넷 용어들을 마구 써대고 있다.

 

굳이 애국자라서 나랏글 지켜야 하는 것인가.

지금 지하철타고 놀러 가는 아이들 말을 한 번 들어보자.

'존나'가 40%다.

"씨발'이 20%다.

그 나머지 40%가지고 그들은 의사 소통을 하고 있다.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데에 100%는 아니더라도 필요 없는 60%의 단어를 포함해서 정작 필요한 단어는 40%만 사용해서 의사소통을 하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될까?

 

일명 댓글 놀이라는 놀이터가 가보면 어느 별에서들 오셨는지...

무슨 암호 같다. 좋다. 암호를 쓰는 것도 그들의 자유다. 그들의 문화라고 치자.

그런데 문제는 그 문화가 댓글에서만 이루어지는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생활 속에서 그런 말들이 점차 일상화되어가고 있고 그 말을 못알아듣는 기성 세대는 시대에 뒤떨어진 인간으로 치부된다.

 

국립국어원에 가보자.

 

 

요즘 아이들이 많이 쓰는 '드립' 이라는 단어를 찾아봤다. 당연히 안나올 거란것쯤 잘 안다.

하지만 찾아봤다.

 

 

결과는 이렇게 나온다.

 

조금 쓴 웃음이 나온다. 커피를 마셔서 그런건 아니다.

 

그럼 '레알'이라는 단어는?

 

 

결과다.

 

과연 드립과 레알이라는 단어는 표준어가 아니니 그냥 방치해야 하는 것일까?

 

그럼 요즘 많이들 쓰는 '레알'이라는 단어를 찾아보자.

 

 

국립국어원에는 나오지 않는 '레알'이라는 단어는 현재 인터넷 오픈사전에서 검색이 가능하고 그 의미나 유래를 쉽게 확인할 수가 있다.

이것이 우리 정부와 기관의 현주소다.

한글날 행사에만 주력할게 아니라 요즘 한글의 사용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려는 노력조차 보이지 않는다.

 

정부나 관련 기관의 적극적인 대처가 있다면 '드립'을 입력했을 경우,

현재 인터넷 게시판등을 중심으로 사용되는 단어이며 그 의미는 애드립->개드립->드립 등으로 다양하게 변화되었다, 바른 사용법은 추가 설명, 또는 좋지 않은 의미로 변명 따위를 일컫는 경우 비아냥대는 인터넷 속어 라는 정도의 설명을 하면 어떨까?

 

청소년 중심으로 그냥 인터넷 비속어라고 치부할 것이 아니라 바른 사용법을 안내해 주는 적극적인 정부와 기관의 노력이 발빠르게 이루어진다면 옛날보다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우리 청소년들이 스스로 바른 말을 쓰기 위해 노력할 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짐작해볼 수도 있는데 말이다.

 

지금 우리 한글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이외수씨가 컴퓨터에 좀 통! 하는 분이고 나름 젊음과의 소통의 의사도 있다고는 하지만

그분 마저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외계어가 댓글로 난무하고 있고 언어의 새로운 카테고리가

생겨날지도 모르는 이 판에...

중국은 공정의 일부로 한글마저도 식민지화하려고 한다.

 

이제서야 신문은 또 들끓는다. 얼마나 갈지 모르는 일이지만...

동북공정의 일환으로 조선족 중심의 조선어 입력 표준을 제정하는 중국 정부의 행보는

한글을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려는 획책이라고 말이다.

이해가 안된다.

김치를 뺏어갔다고 난리를 쳤지만 김치는 엄연히 대한민국 전통의 음식으로 자타가 공인하고 있다.

무역 현장에서는 어떨지 몰라도 김치가 절대로 기무치가 될 수 없는 까닭은 김치는 기능이 아니고 한 국가의 문화이기 때문이다.

한글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우리 내부의 문화를 재정비할 때부터 시작한다.

빠르게 변해가는 한글 사용법의 변화를 미처 따라가지 못하는 정부와 학계는 중국 정부의 저러한 획책에

과연 대책이 있을까? 거대한 맘모스를 이기기 위한 준비는 맘모스를 만났을때 하면 늦는다.

그 전에 맘모스를 잡기 위한 무기와 그물과 유인책, 그리고 용기가 있어야 한다.

거대한 돈과 인구로 극동을 장악하려는 중국의 책략에 맞서기 위해서는 우리 내부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