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고전의 참맛! SC-8000을 다시 본다-1

오션지 2010. 10. 2. 12:30

예전 투데이즈피피시에 올렸던 SC-8000 관련글이다.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어쩌다 검색으로 다시 찾아보니 옛날 생각도 나고...ㅎㅎ 혹시 투데이에서 사라질것 같아 다시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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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팔천이를 땡기자, 열받은 마누라...오래된 핸펀을 냅다 버리고 그 담날 즉시로

권상우가 몸땡이 비트는 삼송핸펀 4400인가를 샀다.

흠...

고작 고딴 핸펀 갖구설라무네 나한테 까불라고?

한껏 목에 힘주고 팔천이랑 놀구 있는데 마누라가

'여봉! 이것좀 봐용!' 그러잖겠는가!

'흥, 맨날 보는 몸땡이 또봐서 뭐가 날라고? 헹..' 이럴라구 그랬는데

왠 지지배 목소리로 '하나~ 두울~ 세엣' 한다.

얼라...??

고개를 돌리는 순간....철컥! 무신 쇠창살 잠구는 소리가 나서 놀라는 찰라...

의기 양양한 마누라 얼굴이 이만치 다가와 있다. 그 옆에 네모난 모가지를 휙 비틀로

나를 삐딱하게 바라보고 있는 내가 있지 않은가! 허거덕...

이것이 그 말로만 듣던, 아니 권상우 보다가 뭐가 뭔지 몰랐던 4400이란 녀석의 정체였던가..

'고거 모야..??'그러는새 마누라는 다시 닭모가지 비틀듯 내 얼굴을 비틀고 거실로 튄다.

욜받은 나는 곧바로 따라나가서 고게 모냐고 따졌다.

흑백의 찬란한 내 반신상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4400으로 찍어서 흑백을 만들어버린 나의 천연색 피부...아, 그러나 그것은 찬연히도

아름다웁고 멋나는 그런 모습이었던 것이었다!!!!

화소 200만...내 팔천이는 100만대에서 허덕이고 있건만...

글고 손만 떨려도 괴기영화에 나오는 얼굴처럼 뿌셔진 몰골이 되는 내 얼굴과 달리

오토촛점이라는 기술로 중무장한 삼송의 그 핸펀이 나를 슬프게 만들었다.

이론....젠장...

나는 팔천이를 떨리는 손으로 부여잡았다. 동영상 촬영을 시작했다. 마치 무슨 일이라도

벌일것 같은 기세로 내가 마누라에게 카메라를 들이대자 이거 방송타면 안돼...하면서도

폼은 잡는다...중병이다. 어쨌거나....내 팔천이는 소리도 없이 미끄러지듯 마누라의 자태를

잡기 시작했고 의기양양한 내 심장은 박동수를 더해가고 있었는데...

'아, 잠깐..!!'

마누라의 일갈에 팔천이를 놓칠뻔 했지만 정신을 가다듬고 마누라를 다시 보는 순간...

삼송의 4400이 on-air 상태였다. 감독 : 마누라..   주연 : 나

멍청하게 바라보고 있는 나를 보고 이제 그만...

아내와 나는 서로의 동영상을 비교했다. 다행히도 내 팔천이가 끈김이 거의 없었고

마누라의 삼송4400은 약간씩 끊어지며 동영상이 원활히 돌아가지 못했다.

아, 감격의 순간이었다. 팔천이가 그렇게 자랑스러울 수 없었다. 역쉬...그럼 그렇지...

이때였다. 금쪽 같은 막내딸이 애비 에미가 뭔 짓(?)을 하는고? 궁금했던지 방문을

열고 뛰쳐나왔다. 그리고는 우리 둘 다 촬용을 하고 있는걸 보더니 피는 못속인다고

지도 찍어달랜다.

우린 동시에 '내가 찍을께...'하고는 촬용에 들어갔다. 스텐바이...자, 가은아...내가 찍을께..

잠깐만...내 팔천이는 동영상을 찍으려면 일단 오른쪽 상단에 있는 버튼을 눌러서 3초 정도

기둘러야 하기에...

아아....이런 울분스런 일이 또 있을까...

마누라가 아까 그 닭모가지 비틀듯 네모난 걸 확 비틀자마자,

내 딸은 이미 포우즈를 취하고 있었고...마누라는 하얀 이빨을 여우같이 드러내보이며

또다시 큐!를 때려잡고 있었고....눈물이 울컥 날려고 하는 나는 그제서야 촬영이 가능한

상태가 되었다.

이런 욜받는 사태가 또 있을까...

열라 삐져서 내 방으로 콕 쳐박혀 있는데..그런 내가 불쌍했던지...

마누라가 내 방에 와서 말했다....'우리 벨소리 바꾸자...똑 같이...어때요?'

그래...이 여자야...니가 내 팔천이를 오늘 욕보였겠다? 복수의 쓴맛이 어떤가를

내 기필코 보여주마...

그렇게 우리는 벨소리 변경을 위해 다시 마주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