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4를 구입하고 나서 요리조리 살펴보다가 제품에 약간의 문제점이 있어서
살짝 고민이 되었지만 그냥 참고 쓰기로 했다.
그 이유인즉슨,
고치러 갔다가는 리퍼폰으로 바뀌어 돌아올지 모른다는 루머 때문이다.
왠지 찜찜할 뿐, 믿지는 않는다. 하지만 개운치 못한건 사실이다.
어쨌거나 아이폰4로 갈아타고 전번까지 옮겨 붙인 후에 자연스레 마눌에게 3gs는 양도했다.
마눌은 처음에 엄청나게 아이폰 양도에 대해 완강한 자세를 견지했다.
역시 그 이유인즉슨,
할부금이 비싸다는 이유였다.
일리가 있는게 아니라 백리가 있는 말이긴 하다.
한달 5,6만원씩을 꼬박 내면서 비싼 아이폰을 쓴다는게
지금 쓰는 핸펀 한 달 요금 3만원 미만을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솟을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이폰을 쓴다는건 그 요금을 내는 것에 대한 상실감, 아니 피가 빠져나가는 수혈감 이상의
감동을 느끼게 해준다.
마눌은 나의 아이폰 라이프를 굳이 외면하려고 그 동안 무지하게 노력했다.
"여보, 이거 좀 봐, 좋지? 응? 응?"
"좋긴..."
대략 이런 대화를 자주 주고 받다보면 이제 나의 아이폰라이프마저도 괜히 퇴색되어가는 느낌마저
들곤 했다. 그러나 와이프는 최근에 나의 갖은 아양을 못이긴채 결국 아이폰을 양도 받기로 했다.
난 아이폰 4를 사용하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아니 정확히는 아내를 아이폰으로 전도하기 위해서
아이폰4를 신청한 것이다. 굳이 말하자면 그렇다는 말이다.
세상의 모든 아내들이여!
남편이 하는 일에는 다 이유가 있답니다. 너무 뭐라 하지 마시길..^^
아내의 예전 핸펀은 스카이 제품이다. 아내가 음악이나 영상, 또는 폰북 데이터를 어찌어찌 해달라고
하면 정말 난리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말이 이때 딱 맞는 말이다.
애들이 셋이다 보니 아이들 핸펀만 해도 세개씩있는데다 와이프, 내꺼까지 모두 5대의 핸펀이다.
근데 내가 쓰는 아저씨폰을 애들에게 줄 수 없으니 터치폰을 주다보니
한 때 우리 집에는 핸펀 각각 다른 종류 5개와 각각 다른 종류 아답터 5개, 각각 다른 종류의
USB케이블 3종류, 그리고 각각 다른 종류의 외장메모리카드 3종류, 거기다가 미치게 만드는 것은
이어폰이 또 다 다르다는 사실....
우리 대한민국의 엄청난 창의성이 여기서 발휘되는 것인가...
무슨 회사가 일년에 핸펀 4 종류를 개발하면서 다 제각각으로 만드는지 참 알다가도 모르겠다.
큰 아들 터치폰에다가 강의 자료 넣는데 하루 걸린다.
둘째 녀석 핸펀에 mp3 구입해서 넣는데 역시 하루다.
막내한테 영상이나 음악을 넣어주는데도 역시 하루...
와이프는 기다리다 지쳐서 그냥 포기한다.
그럼 내껀?
손도 못댄다.
그냥 통전화 쓰고 마는게 현실이다.
이런 미칠 노릇을 조장한 건 다름아닌 대한민국 통신사들이다.!!!
그래서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식구들꺼 모두 아이폰으로 바꾸자.
아답터 한두개에 USB선 1개, 그리고 컴퓨터 한대, 아이튠즈 아이디 1개, 그거면 땡이다.
책상이 훨라리~~~깨끗해지는 것을 본 아내가 감탄사를 내지른다.
"당신 책상이 이렇게 깨끗했어?"
"애플이 한국 회사 아닌게 참 한스러워..이땐.."
그렇다. 아이폰 구입을 함과 동시에 우리 가족의 다양한 고생스런 상황은 종료되었다.
거기다가 아이들하고 나하고 왠만하면 스카이프나 왓츠앱스로 무료 통화까지 가능하니 전화세도
절약이다.
한때 고지서만 정리할려고 해도 무지하게 헛갈렸다.
크트에서 오는 고지서, 스크트에서 오는 거, 에르쥐에서 오는거...등등 말이다.
또 인터넷 들어가서 전자명세서 보려면 도무지 아이디가 생각이 안난다.
예를 들어 kkk1이 나라면 kkk2는 아내,kkk3은 둘째, kkk4는 셋째...
뭐 이런식으로 만들면 된다. 근데 이건 왠지 불안하다. 해킹...겁나기때문이다.
그래서 아뒤를 만들려다보면 있는 아뒤니, 이미 누가 쓰니..해서 결국 왔다 갔다 하다보면
누가 어떤 아뒤를 쓰는지조차 헛갈리는 것이다.
근데 한 집에 등록하고 나니 여간 편한게 아니다.
게다가 애들 아이폰에 각각 쇼우프로그램을 깔아두니 그냥 각자 해결이 가능하다.
아내는 며칠 전부터 아이폰3gs를 잡고 놀고 있다.
자기 핸펀의 주소록을 옮겨 넣는 것이 부담이라고 하는데 요건 아주 좋은 방법이 있어서
해결해 주었다. 그리고 나서는 게임과 영상, 각종 어플들을 가지고 놀더니
결국, 나에게
"이래서 당신이 얘랑 그렇게 노는구낭...ㅎ"
"ㅠㅠ 그걸 이제 알았어? ㅠㅠ"
그런데 다시 어제부터 막무가내 설치요청을 한다.
이런 기능있는 어플은 없냐, 저런 기능 어플은 없냐 하고 말이다.
아내가 개인 사업을 하고 있어서 고객 관리를 하는 데이터베이스가 필요해서
그걸 만들어주는 플그램을 이용해 멋들어지게 하나 만들어주었더니
저녁 반찬이 확연히! 달라진다.
게다가 아내가 가장 좋아하는 기능 하나는!
나에게 공짜로 문자할 수 있다는 사실!
ㅎㅎㅎ
왓츠앱의 저력이 아닐 수 없다. 아직 페이스타임까지 진출하려면 아내와 또다시
전쟁을 치러야 하겠지만 그걸 다시 알게 되면 이젠 진정한 아이폰 마니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아이포4가 내게 오면서 아내에게 억지로 물려준 3gs의 덕을 톡톡히 본다.
책 읽기를 잘 안하던 아내가 최근에 아이북스에 넣어준 책을 조금씩 읽어가며 재미를 들이는
모습을 보는 건 또다른 재미다.
아이들도 어느새 내가 앱스토어에서 구매해 설치해준 영어관련 어플들을 통해 상당한 진보를 보고 있다.
80만원짜리 게임기로 쓰느냐, 정말 좋은 핼퍼로 사용하느냐는 역시 사용자의 태도와 관심에 달려있다.
게임을 하는 것을 말릴게 아니다. 게임보다 더 좋은 것이 얼마든지 많다는 사실을 알려주는데
주력하면 된다. 못하게 할게 아니라 그것보다 더 좋은 것을 하게 만드는데는 많은 노력이 들지만
스스로 본인의 의지에 의해 선택해서 공부하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교육방법인 것이다
그러고 보니 아이들은 이미 다시보는 영문법 이라든지 그래머 인 유즈, 그리고 업다운 이지보카 등등의
프로그램들을 거의 다 섭렵했다. 중1 아들은 어제부로 중학 영단어를 마스터하고 이제 고등 영단어를
들어가겠다고 한다. 기분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내에게 이런 사실을 말했더니 아주 놀란다.
"맨날 게임만 하는 줄 알았는데?"
"ㅠㅠ...."
교육분야는 내게 전적으로 일임한지라...모르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래도 애들이 아이폰가지고
뭔가를 할 때 관심은 한 번 가져주었더라면...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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