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눔-I think..

아이폰4의 대항마..여기있다!

오션지 2010. 9. 18. 17:57

세계적인 판매고와 인기를 업고 연일 신기록을 수립중인 잡스 횽님의 아이폰 시리즈~~

아이티 강국, -얼마전 지진이 나서 지금도 고통받는 그 섬나라 아이티가 아닌 IT를 말함!- 의 체면이 있지, 어디 우리 나라만큼 아이폰에 푹! 빠진 나라가 있을까?

이젠 초등학생들도 심심찮게 아이폰 들고 다닌다.

우리 집 애들도 그렇고..ㅎ

 

그런데 이런 아이폰을 이기려고 다들 열심히 신제품이다 세계최초 기능이다 해서 갖은 기술로 포장한 제품들이 연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중에서도 중국은 아주 싼 가격으로 승부수를 내걸었는가 하면 고집스런 전통을 포기하면서까지 아이폰의 점유율에 브레이크를 걸어보려고 노력하는 블랙베리도 있다.

특히 한국의 절대적 대기업인 삼숑과 엘쥐는 그 선두에 서 있다. 그리고 저마다 대항마라는 이름을 붙여서 어떻게든 아이폰의 폭주를 막아서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결과는 이미 나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예약가입자의 숫자부터 그 결과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여러가지 복잡한 절차에도 전혀 힘들어하는 기색 없이 KT에 순응해가는 사용자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충분히 어느 한 편의 승리를 직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진정한 대항마는 없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대항마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것은 대기업도 아니고 기술도 아니다. 바로 우리 자신이 아이폰의 대항마가 되어야 한다.

아이폰이 우리 사회에 깊숙이 파고 들어오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그렇게 많은 여러 종류의 핸드폰을 섭렵하고서도 핸드폰 기변이 얼마나 어리석은 행동인가를 몰라서일까?

지속적인 기변을 통해 통신사에 노예 계약을 맺어가면서 실망에 실망을 거듭하는 가운데 우리는 어느새 핸드폰이 주는 새로움에 내성을 가지게 되었고 왠만한 기능 결함쯤이야 서비스로 해결한다는 굳은 의지마저 가지고 있지 않은가!

 

고향에 계신 노부모님이 핸드폰을 사용하시다가 갑자기 전화가 안된다든지 번호가 눌러지지 않는다든지, 혹은 배터리가 어제보다 더 빨리 닳는다든지 하는 다양한 상황에도 그냥 뭐 그럴 수도 있지 하시면서 계속 말없이 사용하시는 것도 그 내성화 경향 중의 하나다.

그런데 아이폰은 우리에게 많은 관심과 성원을 받고 있다. 나역시 아이폰 유저로 아이폰에 아주 만족하고 있으면서도 이런 글을 쓰고 있는 것이 참 아이러니하지만 요새 들어 점점 우리 자신들이 알 수 없는 뭔가에 의해 이끌려다니다시피 할 뿐 아니라 마치 두 손이 꽁꽁 묶인 채로 길바닥에 질질 끌려다니는듯한 이상한 불쾌감이 엄습해오는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해서...

나는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그렇게 좋다는 아이폰의 기능이 정말 우리 삶을 더 윤택하게 하고 편리하게 해주는 것일까? 하는 고민부터 시작해서 아이폰 없이 지낼 수 있는 내 삶에 대해서 말이다. 참 거창하지만...아이폰은 시작에 불과할 뿐! 우리는 이미 어딘가에 저당잡힌 지성을 가진 반은 안드로이드화된 인간이기에...그에 대한 반항을 지금 시작한다고 해서 이른 것같지는 않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폰의 대항마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아이폰의 대항마가 있다면 그것은 같은 종류의 기계로는 안된다. 끝없는 싸움이 될 뿐만 아니라 어느 한쪽이 패배하더라도 그 충격은 서로에게 마찬가지의 고통으로 다가올 것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대항마는 따로 있다.

 

운동부족이다.

어린 시절 온 동네 산과 들로 뛰어다니며 엎어지고 깨지고 하면서도 더위나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으며 열심히 놀았던 그 시절에는 요즘처럼 손가락 몇개로 이렇게 눈부시게 빨리 친구들과 어울리게 될줄은 진정 몰랐다.

그저 머리만 굵어진다. 귀만 예민해지고 눈만 버리며 산다. 생각도 좀 덜하고 듣기 싫은 것도 안듣고, 그리고 보기 싫은 것들도 좀 안보고 살았으면 하는데 그게 안된다.

전화기 없던 시절에는 날 만나려면 동네 아이들이 우리집 대문짝앞에 줄줄이 서서 이름을 불러대야 겨우 몸을 일으켜 나가곤 했다. 하지만 그것도 참 귀찮았다. 한참 어머니,아버지,동생들과 '유령의 집'을 듣고 있는데 나오라고 하니 발이 안떨어졌다. 그렇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에서 핑계나 발뺌을 하려면 참 머리를 많이 써야 가능한 것이 되고 말았다.

그렇게 전화기에 노예화되어가고 있는 마당에 이젠 얼굴까지 보고 대화해야한다고 하니...좋은 기능임에도 불구하고 보기 싫은 것을 안보고 살 수가 더 어렵게 되어버렸다. 그럼 페이스타임 안쓰면 되지...하고 말하겠지만 그 기능 넣으려고 원가 상승한거..다 고스란히 우리 지갑을 가볍게 하는 요인이다. 그러니 그거 안쓰려고 아이폰 안쓸 수도 없고 쓰자니 필요없는 기능으로 강요당하는 느낌이다.

 

게임이 어디 있었나.

기껏해야 해가 아직 뒷산을 미처 덜 넘어갔을때까지 열심히 제기차고 구슬치기 하고 자치기 하며 놀지 않았던가. 그런 놀이는 한마디로 피부가 닿고 소리가 닿으며 침까지 튀는 그런 릴레이션쉽이 존재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냥 혼자서 노는게 제일인 세상이 되고 말았다. 아이들은 컴퓨터와 스마트폰으로 머리 커진 빈약체질이 되어가고 말았다. 공부에 지쳐서 앉아있는것조차 지겨운 아이들은 단지 의자에서 소파로 자리를 옮겼을 뿐, 몸을 움직이기보다는 손가락과 눈알을 움직이는데에 여전히 열중하고 있다.

세상에서 게임이 사라지고 있다. 구슬치기 하다보면 큰소리도 난다. 싸움까지 나기도 하며 감정이 격해지면 절교를 선언하고 며칠씩 안보기도 한다. 하지만 동네 잔칫날에 그런 서먹함쯤은 쉽게 해소되는게 우리 어린 시절의 인간관계였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관계성에서 오는 Game of the Life Style인 것이다. 아이 컨텍이 존재했고 니고시에이션들이 난무하는 그런 관계였고 거기에는 배신과 담합, 그리고 정의조차도 의연히 존재했던 그런 뛰어난 전략 전술,협상의 장이었다. 미처 깨닫지 못했을 뿐이지..

그러나 요즘 애들은 그냥 무조건 때려부수기, 아니면 죽이기, 그것도 아니면 무한한 욕망 충족의 세계를 지향하는 롤플레잉 게임들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게임 속에서의 말도 안되는 커뮤니티를 마치 진정한 세계인양 착각하면서 말이다.

게임 만드시는 회사들에는 참 미안한 이야기지만 애국하시려면 그런 게임은 많이 만들어서 다른 나라에다 많이 파셨으면 한다. 우리 애들한테는 팔지 마시고 말이다..

 

"박씨 아저씨한테 이거 좀 갖다 드려라"

"네"

무엇을 하나 전달하려면 반드시 집을 나서서 직접 들고 갔다 오는게 예전의 삶이다. 전화나 인터넷으로 택배신청하지 않았었다. 그러면 무엇을 받든지 받은 이는 전해온 이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결코 갔던 손이 빈채로 오는 법이 없는게 그 언젠가 옛날의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게 딜리버리 컴퍼니에서 해결되니 지폐만 있으면 받는 사람의 심중이야 어떻든 폭탄과 무기 빼고는 죄다 배달된다. 참 편리한 세상이다. 아마 때가 되면 나의 몸뚱아리조차도 배달되는 날이 올것이다. 일부분 말이다.

 

무서운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원시시대로 돌아가자는 엉뚱한 얘기는 아니다. 문명이 주는 화려한 혜택을 마다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러나 그 혜택의 달콤함에 젖어 다가올 단절의 세상과 무시무시한 무관심의 세상에 대한 경고를 자각하는 사람은 과연 또 몇이나 된다는 말인가.

요즘의 발전상을 보면 마치 뭐에 미친 소가 앞뒤를 가리지 않고 자멸의 구렁텅이로 씩씩대며 달려가는 인상일 뿐이다. 가장 느리다는 나무 늘보도 요즘 공원에 가보면 안절부절이다. 자신의 세계에서 느끼던 속도감이 동물원에 오면서 인간들의 빠른 발걸음을 보고 저절로 학습이 되어 점점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