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성동구 용답동 209번지
...
네이버 지도에서 검색해보면...
한강 한 가운데가 찍힌다.
일명 타블로가 국적 취득할 때 사용한 한국 주소지인 것이다.
이걸 두고 많은 네티즌이 타블로는 물고기냐..라고 비아냥거린다.
그리고 어느 까페를 중심으로 국적 세탁관련 조사를 하자고 서명운동을 하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시작했건 지금도 그 사람은 타블로라는 한 사람에 대한 의혹의 끈을 놓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려고 하고 있다.
그런데 한가지 문제는 적어도 내가 살펴본 바로는 타블로라는 한 사람에 대한
비난에는 근거보다는 감정이 많이 개입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추측 근거로 내놓는 여러가지 사실들은 자신들이 직접 확인하거나
정확히 인지한 것이라기 보다는 그냥 여기저기서 떠돌아다니는
여러가지 악성 루머들을 짜깁기해서 그대로 올리고 퍼뜨리고 있다는 점이다.
어떤 잘못에 대해 비난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에 마땅한 자료나 근거나 분명해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읽고 또 읽어봐도 역시 타블로를 성토하는 글들에는
근거있는 사실보다는 감정이 많이 묻어 있다.
좀 재미있는 점은 타블로에 대한 중립적 감정을 가지고 일명 타진요 까페의 글을
살펴보며 어느새 타블로에 대한 반감이 많이 자라게 된다는 사실이다.
글을 다 읽고 나면 마치 모르던 세상을 알게 된것같은 깨달음의 희열마저도 느낀다.
아마 이런 점이 어린 학생들을 위주로 계속해서 퍼지고 있는
여러가지 추측들에 신빙성을 더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곧 두어발짝 물러서서 객관적 시각으로 사태를 바라보려고 조금만
노력하면 문제의 또다른 핵심을 보게 된다.
이번 타블로 학력위조 사건은 바야흐로 이제 진실공방의 지루함을 더해가는 와중에
국적 세탁이라는 또다른 이슈로 그 불길을 옮겨붙여가고 있다.
치밀하고 무서우리만치 정확한 네티즌 수사대는 타블로의 국적 세탁 의혹을 충분히
입증하고도 남을 확실한 증거를 들이대며 이제 타블로가 아닌
국가를 상대로 국적세탁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고 그들의 손가락은 다름 아닌
현 정부의 기득권 세력으로 향하고 있다.
뭔가..묘한 느낌이 들지 않을 수 없다.
타블로라는 한 개인에 대한 반감이 정부에 대한 반감으로 조금씩 옮겨가고 있다는 점...
강남이라는 말이 서서히 나오기 시작하고 기득권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가진자, 기득권자, 부유층이라는 단어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이미 암암리에 횡행하던 국적 세탁의 비밀이 지금 밝혀지려고 한다.
타블로는 자신의 학력이 확실하다고 주장하며 각종 근거들을 제시했다.
심지어 언론을 통해서 사실 확인까지 시도해가며 스탠포드 교수와의 인터뷰를
방영할 정도였다.
그러나 그 모든 노력이나 수고가 그냥 음모라든지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미명하에
어이없이 희석되고 말았다.
현 정부의 어떤 정책적 노력도 이미 부정적 시각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서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기득권과 권력층, 부유층을 위한 것이라는 거대한 논리에 늘 무릎꿇고 만다.
이것은 하나의 트랜드처럼 되어버렸다.
이제 어떤 사실에 대해 쉽게 수긍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 되고 말았다.
로또 복권도 한 때 부정당첨의 도마위에 올랐다. 뭔가 이상하다는 것이다.
어떻게 매번 몇 명씩 고정적으로 당첨이 되느냐고 음모론을 내세웠다.
심지어는 로또 시스템을 개발한 그리스의 어느 회사가 국내 은행과 짜고 시스템의
알고리즘을 유출시켜주었다는 의혹마저도 아무 근거없이 그냥 '카더라' 식의 폭로로
이어졌다.
그러나 그것은 그냥 음모론이었다고 결론지어졌다. 그런데 나 역시도 어느새 그런 정부나
조사기관의 발표 자체를 확실히 믿지 못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그래도 뭔가 이상하다는 주장이 나오면 금새 귀가 솔직해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음모론이 아닌게 뭐가 있을까..
이명박 대통령이 뭐라고 한마디 하면 곧 신문에서는 의도, 저의, 숨은 뜻이라고 하며
그 속내를 캐내보려고 안달을 한다. 참 복잡한 세상에 산다.
신문 한 장을 읽으면서도 그 내막을 생각해가며 마치 무슨 논문 읽듯 해야하는 현실이
아련히 아파올 뿐이다..
타블로에 관한 어떤 진실 발표도 이미 의혹의 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네티즌에게는 신뢰의
대상이 아니라 영원한 의혹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타블로가 여러 개의 이름을 썼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서양에서는 그런 문화가 있다고 하는 사람..
부담감에 자살을 생각하고 은둔한다고 하면, 증거 없이 쪽팔려서 숨은 것이고 잘 먹고 잘 잘거라는 사람..
스탠포트 졸업 증명서와 성적 증명서를 떼어놓으니 위조한 거라고 말하는 사람..
캐나다 국적 취득 당시 어떻게 스탠포드에 출석할 수 있느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
내가 이 나이 먹고 왜 타블로라는 한 연예인의 기사에 몰두해야 하는 것일까 답답한 심정이 있지만
결국 이런 모든 일련의 과정은 우리 사회가 지금 심하게 앓고 있는 양극화라는 암 때문에 생긴
현상이라는 자각 때문에 한번 생각해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타블로를 십자가에 매달아 그의 고백을 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는 자신이 정직하다고 외치고 있지만 그를 십자가에 매달아 죽이고 그 옷을 찢고
살을 찍어 피를 내고자 하는 사람들은 결코 그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오직 그에게서 자기 죄를 고백하고 잘못을 구하는 회개의 눈물이 나오기만을 고대하고 있다.
수 많은 군중들이 타블로가 매어달릴 그 십자가를 둘러싸고 웅성거리며 죄인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 사회의 암울한 현장이다.
오랜 옛날 예수 그리스도는 죄를 지은 여인을 둘러싸고 돌을 던져 죽이려 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누구든지 죄 없는 사람이 먼저 이 여인을 돌로 치십시오'
당시 사람들은 순진하고 못배운 이가 많아서였을까...아니면 예수의 영적 파워가 강했기
때문이었을까.. 그들은 여인을 차마 돌로 치지 못하고 모두 발길을 돌렸다.
하지만 현대인은 다르다.
현대인들은 지식이나 교양에 있어서 훨씬 뛰어나다. 교육 받은 분량도 많고 축적된 지식의 종류나 양도
그 당시와는비교할 수 없다. 그러니 당시의 문화적 상황이나 사람들의 인격 정도를 요즘 현대인과
비교할 수는 없다.
대신에 우리 현대인들은 더욱 잔인해졌다.
간음한 여인은 그 당시 중동 지방에서 일반적으로 공개 처형을 할 수 있는 문화였다.
지금의 윤리관이나 우리 민족적 정서를 보아서는 용인되지 않을 문화라고 하지만 당시엔 그랬다.
그들은 충분히 예수의 말을 무시하고 그 여인을 죽일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이 발길을 돌린 것은 비록 용서는 아니었지만 그들 나름의 최선의 교양적 선택이었다.
그에 비해 우리 사회의 교양인들은 더욱 야만적인데다 교양을 가장한 잔학한 학살꾼들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결코 용인되지 않는 공개처형을 아주 그럴싸한 문화적 도구로 포장한 채
신랄하게 활용하고 있다. 이 무서운 지경까지 오게 된데에는 인터넷과 익명성, 그리고 개인주의가
큰 몫을 했다.
14.1인치 내지는 15인치의 좁은 세상을 넘나들며 생각의 폭도 그만큼 좁아져버린 현대인.
아무리 좋은, 편리한 문명의 이기를 가져다 주어도 결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지 못한 채
결국 남의 희생을 위해 활용하는 문화적 이기주의자들이 우리 사회에 점점 늘어가고 있다.
타블로는 현대인의 자화상이다. 그에 못지 않게 그를 향해 손가락질하며 자신들의 불만을 표출하는
대상으로, 또는 현정부에 대한 반감으로 가득찬 사람들이 체제 전복을 위해 활용하는 수단으로..아주 여러
방면에서 다양하게 활용되는 현대적 의미의 십자가인 셈이다.
그 상징성, 그리고 효율성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있겠지만 타블로 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또 앞으로의 미래에도 우리 사회는 그 십자가에 매어 달아야 할 수많은 희생양들을 찾아 헤매는
승냥이의 본성을 점차적으로 더욱 드러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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