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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프로그램- 복제의 늪에서 나와야

오션지 2010. 4. 29. 10:18

참 많은 성경 프로그램이 수도 없이 쏟어져 나오지만

국내 성경 프로그램에 대한 안타까움을 조금은 논해야 하겠다.

오래된 일이지만 어느 목사 한분을 알고 지냈는데

왠만한 성경 프로그램과 주석들을 통째로 복제해서 사용하고 있는것을 보고

신실하신 분이 왜 불법으로 복제를 해서 이렇게 사용하고 있나..

하고 의아해 한 번은 질문을 했는데 그 목사의 대답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너무 비싸잖아요"

비싸서 불법 복제를?

가난한 자신은 불법 복제에 무슨 면죄부라도 있다는 말인가..

대한민국 목사들이 불법 복제를 다 하는건 아니겠지만 적어도 내가 아는

많은 목사들이 불법복제한 성경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

내가 무슨 도덕군자나 성령충만한 신실파는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목사라면 법에서 정한 테두리를 자신의 논리로 이기려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그러나 많은 목사들이 미션바이블을 복제해서 사용하고 있고 심지어 신학생들 중에는

아예 크랙까지 만들어 돌리고 있는걸 본다. 게다가 수십만원짜리 주석을 아예 스캔해서

인터넷상에서 돌리고 있다.

불법도 이만저만한 불법이 아니다.

게다가 얼마전에는 어떤 선배 목사로부터 기가막힌 이야기를 들었다.

요즘 잘나가는 무슨 원어성경 프로그램을 공유하면서 성경공부 모임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알기로는 그 프로그램은 바이블 웍스라는 프로그램인데

본래 한글판이 아니라 영문판이다. 거기에다가 한글 성경본을 직접 설치해서

사용하는것으로 안다.

그것 역시 꽤 비싼 프로그램으로 알고 있다.

예전에 나는 한국 최고의 상용 성경프로그램인 할렐루야 시리즈를 구입해서 사용한 적이 있다.

그 전에 로고스 성경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다른 분이 사용하던 것을

한번 보고 복제해서 사용해봤더니 기능은 좋은데 잦은 에러가 나는 것을 보고

성경프로그램에 대해 적잖이 실망했었다.

그래서 찾아간 곳이 할레루야 성경 판매기념 발표회장소였다.

거기서 개발자들이 프리젠테이션을 하면서 내세운 국내 최고의 데이터베이스 엔지니어들은

아쉽게도 잦은 시스템 멈춤 현상, 기능 구현 실패를 그냥 은혜로 돌리는 행태를 보여주어

역시 실망했었다. 준비도 제대로 안된 상태에서 발표회를 하며 그런 실패에도 불구하고

자기들 제품 자랑만 일삼는걸 보고 저 사람들이 정말 믿는 사람들인가 하는 의구심이

일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정품 중에서 돈주고 사서 쓸만한건 그거밖에 없다고 판단했기에

씁쓸한 마음으로 그 제품을 약 30만원 가까이 주고 구입했다.

업체 측에서도 알고 있었는지 무단 복제를 막기 위해서 당시에는 좀 귀찮았던

디스켓 락 방식을 사용했고 여간 불편한게 아니었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사실 지금도 그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 내 책장에.

그러나 오래된 제품이라 사용하지 않고 있었는데

그 이후에 만난 제품이 바로 임마누엘 성경 프로그램이었다.

무료라는 엄청난 장점이 있는 반면에 역시 자료량의 부족이 가장 큰 단점이었다.

하지만 대단한 자료가 아니라면 그냥 써도 무방하리만큼 자료도 꽤 충실하다.

원어 대조나 연구에도 조금 수고스럽긴해도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정도니까.

그러나 가장 큰 단점은 뭐니뭐니해도 역시 서비스가 안된다는 점이다.

바쁜 목사들이 혼자 문제를 해결한다는건 참 번거로운 일이다.

그 다음으로 눈에 띈 제품이 미션바이블이다.

이 제품도 어느 전도사가 자기 컴퓨터에 설치해둔 정품 프로그램을 보고

참 좋은 제품이다 싶어서 사용을 고려했는데 워낙 인터넷에 불법 자료가 나돌던

때라 선뜻 돈을 내고 사기가 아쉬웠다.

내가 필요하면 구입해서 써야겠지만 이것 역시 30만원에 근접하는 가격인데

남들은 다 복제해서 쓰는것 같고 나만 바보되는것 같은 이상한 상대적 박탈감에

많이 당황이 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불법 제품을 어찌어찌 얻어서 한번 설치해서 사용해본적이 있다.

그런데 역시 엄청난 자료의 양과 한글판이라는 뛰어난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사람들이 복제하는 것 같았다.

앞서 언급한 어느 목사가 너무 비싸서 복제한다고 한 말이

꼭 잘못된 생각만은 아니라는 느낌이 드는 것은 이 프로그램 안에 들어있는

자료들중 여러개가 인터넷에서 나돌고 있는 무료 프로그램에도 들어있는 것들이기에

이런것까지 금액에 포함시켰나..하는 생각을 떨칠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하드웨어 락을 이용하기 때문에 시스템과의충돌도 심심찮게 일어나는 것을 보고

구입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다가 만난 성경 프로그램이 로고스 바이블 프로그램이다.

영문판인데 자료의 양이 엄청나다. 정품 구매자의 경우 로고스닷컴의 방대한 자료를

버전에 따라 차등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가격? 물론 엄청 비싸다.

할수만 있다면 앞서 목사의 경우에는 백퍼센트 복제하고도 남을것이다.

그러나 이 제품 역시 인터넷 상에서 이미 크랙이 나돌고 있다.

이쯤 되니 나역시 컴퓨터에는 어느정도 고수 반열에 든 나머지 어렵사리 크랙판을

받아서 설치해봤다.

과연 대단한 자료이고 안정적인 자료다. 다만, 영문판이라 영어에 학을 띤 사람이 아니어야

제대로 이용할 수 있다. 엄청난 자료중에 고대 근동 자료나, 과거 신약 시대 교부들의

책은 보기가 어렵고 특히 주석 자료는 내용의 방대함과 문장의 난해성 때문에

학자들이 아니면 잘 이해하기 어려운 자료가 대부분이다.

기존의 유명한 자료들을 거의 디지털화했으니 정말 영어에 자신만 있고 해결이 된다면

이만한 자료는 지구상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이 자료와 더불어 최근 불법 복제 목회자 계통에서 가장 유명한 제품의 하나가 바로

바이블 웍스다.

영문판에 한글 성경을 얹어서 쓴다고 하는데 나 역시 불법판을 받아서 설치해봤다.

한글 성경도 설치해봤는데 어차피 스트롱 코드를 지원하지 않으니 그냥 대조해서 봐야한다.

킹제임스 스트롱코드 버전을 설치하면 한글과 대조해서 자료를 볼 수 있다.

자료량도 그렇지만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아마도 원어 대조 기능과 사전 기능이 아닌가싶다.

한번 빠져들면 헤어나오기 힘들다는 원어성경 연구의 대표주자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정품으로 돈 주고 산 제품이 아니라면 인터넷에서 떠도는 저런 불법 제품들은

내 하드디스크에서 확인과정만 거친 채 곧바로 언인스톨된다.

지금은 정품 프로그램은 할렐루야 성경과 로고스 바이블 두 개 밖에 없다.

나머지는 구입을 고려중이지만 아직 로고스 바이블 연구에도 시간이 없어서

달려들지 못하고 있는데 언제 그런 것들을 구매해서 사용할까...시간이 없을 뿐이다.

내가 정품 쓰는게 뭐 대단한건 아니다.

하지만 목회자가 불법 복제를 아무렇지 않게 하고 있다면 참 안습이 아닐 수 없다.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요 자매라고 설교하면서

이 성경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그 형제와 자매들에게 물질적 정신적 피해를

고스란히 주고 있는 목회자는 어떤 변명과 논리로 이 문제에 대답할까.

세상에서 가장 논리 정연하고 이유가 분명하고 똑똑한 사람들이 목사들이 아닐까.

자기가 하는 일에는 다 하나님의 뜻이 있고 남이 하는 일에는 사단의 역사만 있는 것일까.

아니다. 죄에는 경중이 없다.

땅바닥에 이미 글을 쓰시며 누구든지 죄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고 했을때,

누가 죄의 경중을 따져 물었던가. 그저 죄 있음과 없음의 문제에 직면한 그들에게

양심은 그 자체로서 커다란 경종이 되었던 것인데.

목사라면 불법 복제는 하지 말아야 한다. 없으면 성경을 성경으로 풀어야 한다.

돈 없다고 불법 복제한다는 논리는 배고파서 쌀 훔치는게 당연하다는 것과 같다.

그 뿐인가. 국내 주석들을 스캔해서 올리는 사람도 양심없기는 마찬가지다.

나는 그랜드 주석을 가지고 있다가 오래전에 팔았다.

요즘도 인터넷 상에서 구입하려면 30여만원이 넘는 돈을 주어야 한다.

나는 그 주석을 학생때 구입했다가 계속 보관하던 중 게으름의 극치를 보이는

나의 삶에 염증을 느끼고 어느 목회자에게 매우 저렴하게 판 기억이 있다.

너무 저렴해서였던가...나를 보며 왜 이렇게 싸게 내놓느냐고..

그러면서 주석을 하나씩 다 열어보고 제품을 확인했던 그 목사가 아직도 기억난다.

그런 주석을 누군가가 참 시간도 많지..스캔해서 파일로 만들어 인터넷에 올렸다.

그래 과연 그 주석을 보고 새벽에, 수요일에, 주일에 설교하는 목사는 은혜로운가.

박윤선 주석, 호크마 주석, 그랜드 주석...등등 많은 주석이 올라와서

목회자들을 유혹하고 있고 돈 안들이고 그 자료들을 참고하고 있다.

어찌보면 돈이 가장 없는 이가 목회자인가 하면, 또 돈이 가장 많은 이가 목회자다.

우리 사회의 교회들은 목사들이 불법 복제에서 벗어나는 것만이 부흥의 문이 열릴 것이다.

불법 복제로 얻은 성경프로그램으로 컴퓨터 앞에 앉아 이리 저리 짜깁기 하는 설교가 아니라

성도의 집을 방문하고 사람들과 만나면서 얻고 깨달은 진리나 경험을

자신의 삶과 설교에 녹여내는 목회자가 진정한 목회자인 것이다.

부동산이나 재테크로 교회 재산을 늘리는데 정신을 팔고 예배를 경배가 아닌

재교육의 무대로 활용하는 이런 작태가 지속되는 한, 교회는 미래가 없는 죽은 모임이 된다.

애들은 집에서 불법 복제, 다운로드, 영화복제, 게임 복제, 게임기칩 복제, 정말 상상할 수 없는

복제의 늪에 빠져있다. 어른들은 영화복제부터 음란물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복제의 늪에

빠져있다. 이 사회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는 가정에서부터 교회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 깊숙이 침투해있는 불법 복제의 마수가 얼마나 깊게 뻗쳐있는가를 확인하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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