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눔-I think..

허각 존박 아십니까?

오션지 2010. 10. 28. 09:52

총무원장이 총리에게 던진 질문이다.

'허각 존박 아십니까?

총무원장이란 사람이 던지는 질문이라고 생각하기에 참 그런 질문이거니와 총리가 거기에 대답해야 하는가도 생각해보아야 할만큼 이상한 질문이 아닐 수 없다.

 

허각, 존박이 유명하긴 하다.

슈퍼스타K를 통해 일약 스타가 되었으니까.

그들을 모른다면 요새 말하는 대화의 코드가 안맞으니까.

그런데 그런 질문을 던지는 의도가 새삼 한심스럽다.

알아서, 알면 뭐 어떻다는 뜻일까?

 

많이 알고 있어서 정치를 잘하고 나라를 잘 운영할 것 같으면

우리 나라에 정치 못할 위인이 누가 있겠는가.

알아도 그대로 시행을 못하는 비겁함에 우리 정치인들에 대한 국민 실망감이 있는것을 아는지.

왜 요즘 코드들을 그리 잘 인용하기 바쁜가.

국감장에 불쇼를 하지 않나...

국민 대다수가 국회 국감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몰랐던 시절도 있었다.

방청의 의미가 없던 시절 말이다. 본 것도 못 본것으로 해야 하고 못본 것을 본 것으로 해야하는

그런 시대가 얼마전까지 있었지 않은가 말이다.

그런데에 비해 요즘은 너무 밝혀져서 뒷탈이 많다. 그 눈들을 의식하는 의원들이 늘어가면서

국회는 보여주는 국회로 변질되어가고 있는 것같다.

지금도 조용히 자기 책무만 다하는 국회의원들이 없지 않고 서민 정책을 위해 동분서주하며

법안 하나라도 제 때 통과시키려고 노력하는 국회의원들이 있지 않을까만..

요사이 보이는 연세 지긋한 어른들이 정치판에서 하는 언행을 보면

이제 우리 나라 정치 수준도 유치원으로 다시 회귀하는구나 싶은 절망감이 치밀어 오른다.

 

허각, 존 박이 왜 등장하나.

그 전의 수많은 탤런트와 가수들, 배우들의 인간승리도 많았다. 다 일일이 밝혀지지 않아서 그렇지

가끔씩 인간극장이나 강호동의 도사 시리즈에 보면 참 눈물 없이는, 감동없이는 보기 힘든

처절한 그들만의 스토리도 많다.

그거 다 제쳐두고 요즘 뜬다는 허각과 존박을 내미는 것은 결국 쇼맨십에 근거한 것이 아니고 뭔가.

그래야 언론의 스팟라잇을 받을까?

 

질문의 의도가 무엇이든간에 너무 요즘 세대를 의식하는 처사가 국회의 권위를 땅바닥에 패댕이치는

결과를 가져오는 줄을 알아야 한다. 금뱃지를 달고 텔레비젼 앞에 앉아서 슈퍼스타K를 들여다보고 있는

의원의 모습은 품위도 전혀 없고 권위도 없어보인다.

보지도 않고 그들을 들먹인다면 그는 틀림없이 세간의 눈을 의식한 쇼맨십 정치를 하는 것일테고.

자기도 못본 사람들 이야기를 꺼내는게 얼마나 우스운가.

그렇다면 그들을 보고 말하는 것인데, 그 사람들이 상금 2억 타고 차 얻어서 집사고 애인 만나고

여행간다는 그 이야기에서 어떤 진정성을 배워 정치판에 적용하겠다는 것인가.

 

허각 개인에 대해 얼마나 안다고 그의 삶을 뒷배경 없는 인간 승리라고 치켜 세우는가.

허각은 수 많은 꿈을 좇는 젊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이고 노력에 의해 태어난 사람이다. 다른 젊은이들도

그만한 노력을 하지 않는건 아니다. 만약 사람이 100% 노력만으로 정상에 오를 수 있다면

세상은 참 살기 쉬워진다.

허각이라는 인물은 다만 상징성이 있는 것일 뿐이다. 그 상징성을 정치판에 끌고와 자기 영달을 도모하는

행태는 부끄러운줄 알아야 한다. 그런 치기 어린 정치의식이 이 나라를 결코 발전시키지 못한다.

국회는 법을 만드는 곳이다. 국민의 보다 안정된 삶과 행복 추구권을 보장해 주기 위해 급변하는 내외 정세를

파악하고 그에 걸맞는 발빠른 입법을 통해 사회 안정을 구현해야 하는것이다.

그런 국회에서 언론이나 오락성 프로그램을 빗대어 말놀음이나 한다는게 될법한 말인가.

이제 권위고 뭐고 없어지는 것같다. 그냥 수많은 플래시만 받으면 된다는 식이다.

선거철이 다가오면 올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언론에 노출되는 방법을 꾸미고 실천에 옮기려고 한다.

하지만 국민들은 그렇게 어리숙하지 않다.

그깟 말장난으로 관심을 끌어보려는 유치한 생각으로는 국민을 설득할 수 없다.

오히려 지금도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법전을 들고 씨름하며 장애인 복지나 빈민 구제에 관한 입법을

연구하고 세금을 낮추려고 노력하는 그 누군가를 국민은 더 지지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요즘 야당은 참 안습이다.

야당이 뭔가.

여당이 독주하느라 읽지 못하는 민심을 읽어 국민을 대신해 외쳐주는게 야당 아닌가.

그런데 요즘 야당 대표라는 이는 국민의 심정을 읽어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얘기만 하고 있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우리 국민 중의 얼마나 우파, 좌파에 관심이 있는가.

국민을 해롭게 하는 쪽이 좌파요 국민에게 이로움을 주는 쪽이 우파다.

그것을 남북으로 갈라서 이해하려고 하면 진정한 국민 정서를 못읽는 셈이다.

야당은 국민의 목소리로 다시 돌아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심끄는 멘트 몇 글자로 자기 이름이나

내려고 하지 말고 진정으로 국민이 불편해하고 아파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아서 그 해결점을 제시하는

야당이 되어주길 바란다.

 

대한민국이 방송사 프로그램에 의해 흔들거리다니...한심한 작태가 아닐 수 없다.

드라마나 코미디조차도 조그만 땅덩어리를 어떻게 해볼려고 한다. 그 작가들이 말이다.

웃기는 일이다. 이제 이러다가는 대한민국 정치도 드라마에서 모티브를 얻어야 할판이다.

코미디에 나와 몇마디 하는 친구를 '우~'하고 달려드는 추종자들이 있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면 또 별거 아닌 일이지만 요즘은 너무 그런데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좀 더 진중해지는 한국이 되었으면 한다.

여기서 이말하면 이렇다! 하고 확정지어버리고 저기서 저렇다 하면 또 저리 우루루 몰려가서 그렇다!고 하는

이런 나라의 미래를 어디서 찾을 수 있는가.

 

허각과 존박은 그냥 평범한 우리 시대의 노력한 인물일 뿐. 그 자체로만 보자.

그들의 삶과 배경을 미화할 필요도 없고 과장되게 포장할 필요도 없다. 그들은 슈퍼스타K라는 프로그램이 없었으면 나타날 수 없었던 인물이다. 그들의 현재 결과가 노력의 열매였다는 그 부분만 강조하면 될 뿐, 그 상징성에 신화적 요소를 덧붙이지 말자. 그냥 다른 평범한 젊은이들도 열심히 살고 있다는 점, 그런 평범한 것들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