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행을 당한 일에 대한 기억의 합당하고 적절한 목적은 피해자와 가해자를 아우르는 모든 사람들 사이에서 사랑의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라는 확신이다."
"사랑은 기억의 종말이자 목적인 셈이다."_미로슬라브 볼프(기억의 종말 중에서)
볼프는 이 문장을 쓰면서 이렇게 쓴 것은 마치 담배에 붙은 경고문과 같을 것이라고 독자들을 설득한다. 우리는 상처를 기억하고 아픔을 기억해야 한다. 그런데 볼프의 주장에서 정말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지점은 그 모든 기억의 목적이 무엇이냐 하는 것이다. 볼프는 사랑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아픔에 대한 기억들, 복수가 목적인가? 아니면 사랑이 목적인가? 참 복잡하고 쉽지 않은 문제다. 그제부터 읽기 시작한 볼프의 <기억의 종말>은 지금 우리 시대에, 우리 사회에 던지는 중요한 주제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