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예배.
그동안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졌던 공동체적 예배의 열매는 무엇이었을까? 교인들간의 친목, 목회자와의 상담 및 교감, 각종 행사 참여, 새벽예배, 부서활동, 예배 훈련, 기도 훈련, 교통체증 및 짜증, 기름값, 피곤과 월요병 등.
온라인 예배의 열매는 무엇이었을까? 교통비 절약, 화장품 절약, 각종 세제 절약, 가족간 대화의 시간 확보, 늦잠 및 낯잠에 따른 피로회복, 불안감, 죄책감 등.
한두 번 사정이 여의치 않아 온라인 예배를 드린 것으로는 기존 질서를 깨기는 어려울 것 같다. 피로회복이냐 죄책감이냐 그 무게를 달아본다면 얼추 비슷할 것 같다. 피곤한 뿌듯함과 상쾌한 죄책감 사이에서 고민하는 것도 한두 주면 별 것 아니다.
그러나 장기화되면 앞으로 많은 지평이 달라질 수도 있겠다. 그래도 목사님 침 튀기며 열변 토하시는 모습에서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그 맛이 없어진 온라인 예배는 사람으로 하여금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줄 뿐일 것이다.
스타워즈의 한장면처럼 가상현실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목사님 뒤통수를 화면으로 보면서도 예배할 수 있는 날이 오겠지만 그걸 예배라 할 수 있겠는가? 내가 보기에 이럴 바에야 차라리 이슬람처럼 몸을 많이 써야 하는 그런 제례적 예배가 나을 수도 있겠다. 시간 반 앉아서 목사님 말씀만 듣다 오는 그런 예배에 다음 세대들은 결코 참석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삼천 배를 왜 하는가? 그걸 하고 나서 없던 애가 생기고 지붕에 박이 열려 금덩어리가 쏟아지는 게 아닌데 말이다. 다 자기 위안의 한 방편이자 기적에 대한 일말의 기대감이다. 그러나 우리는 살아계신 하나님 앞에 예배하는 것이니 생동감 있는 행위도 필요하다 싶다.
송영 할 때 일어서라 하면 연로하신 권사님께서 나가시며 한말씀 하시리라. 우리 목사님은 노인네들을 너무 힘들게 하셔잉~ 하시면서 말이다. 그리고 또 너무 가만히 경건하게 예배를 드리고 나면 장로님 나오시면서 입에 하품을 물고 아이구 너무 졸아서 목사님 뵐 낯이 없네요 허허허 하실 것이다. 그 해석이야 다양하겠지만 목사님이 설교를 못 하신 건지, 장로님이 간밤에 한잔 하셨는지 누가 알까만, 연로하신 권사님 생각하면 이도저도 못할 노릇이 되겠다.
그래서 얼추 처음에 잠 깰겸 운동도 될겸해서 일어섰다 앉았다 몇 번 하는데 나중은 심히 조용한지라. 졸다 끝나는 예배이기 일쑤다. 요즘처럼 밤을 낯처럼 보내는 현대인들에게 주일 오전 11시 예배는 침실 예배일 수밖에 없다.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예배는 현대인이 가장 깨있기 좋은 시간인 오후 2시에 드리는 게 좋을 것이다. 사실 그래야 어중간해서 등산도 못 갈 테니 말이다.
점심은 집에서 먹고 오고 예배는 오후에 잠이 깰 시간에 드리고 교회 활동을 좀 한 후에 저녁은 집에서 오붓하게 먹게 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실은 내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예배 시일은 토요일 예배다. 안식일 교단과는 무관하게 토요일에 예배를 드리고 일요일에는 가족과 함께, 또는 각종 국가고시 등에 지장이 없게 하는 건 어떨까 싶다. 어차피 주5일제라 토요일은 쉬지 않는가.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제도의 변화에 적응해가는 그런 예배가 되면 요즘처럼 가변성이 큰 인간의 삶, 세상의 구조에 더 빠르게 적응해나가는 종교가 될 것 같다. 다들 주일주일 해서 그렇지 그 주일이 일요일이냐면 그것도 딱히 아니고 주일이 예수님 부활하신 날이라고 우기고 그날 예배해야 한다면서도 예배 시간에 울고불고 할 일이 아니지 않은가?
날이 중하랴. 월요일이면 어떻고 수요일이면 또 어떤가? 주일에 하는 이유도 알고 보면 인간의 직업과 노동 사이클에 얼추 맞춘 것인데. 다들 시간 많고 배운 게 많아서 안식일 요일을 가지고 눈문까지 써가며 다툰다. 그럴 것 없다. 어차피 위안과 행복을 얻기 위한 예배라면, 또 주께 정성을 다해 예배할 수 있으려면 사람부터 심신이 덜 피곤하고 정신도 맑아야 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