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
대구 신천지 교회 슈퍼전파 사태. 물론 신천지라는 이단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기 때문에 비난의 화살이 그리 모이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지금은 신천지라서 그렇단 얘길 할 게 아니라 차분하면서도 발빠르게 역학조사를 잘 해서 더 퍼지지 않게 하는 데에 힘을 모아야 한다.
이러다가 어느 대형교회에서 한 명이라도 나타나는 날엔 신천지라서가 아니라 예수쟁이들이라서 그런다고 싸잡아 다같이 욕을 먹을 수도 있다. 그럴 가능성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닌데 신천지 추수군들이 기성 교회 대상으로 작업하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 누가 아는가?
지금 안 터져서 그렇지 이러다 어디 큰 교회에서 한 사람이라도 나온다면 예배시간에 입벌려 찬송하고 천방지축 돌아다니는 아이들이 전파하고 출입할 때 목회자와 악수한 모든 사람들이 다 감염 가능성이 있다.
온라인 예배에 대해 왈가왈부할 것도 없다. 상황이 이렇다면 방독면 쓰고라도 예배드릴 상황이 올 수 있고 집에서 화면으로 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라도 예배하는 게 어딘가?
기사를 보면 부부지간인데도 감염이 전파되지 않은 경우도 있으니 그 원인도 알아내 예방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거기에 대해서는 제대로 발표된 게 없다.
공포가 혐오를 낳고 혐오는 비난을 낳는다. 종교적 차이? 사람이 마구 죽어가는 상황이 되면 정통교인이냐 신천지냐 그게 뭐 중요하겠는가?
바이러스 문제는 자연의 경고다. 이건 시작일 뿐이다. 지구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다. 아프니까 관리해달라는 지구의 메시지란 걸 인간이 대충 여겨서 이런 재앙이 나타난다.
시진핑이든 아베든 누구든 간에 전염병을 막지 못하면 실각한다. 국민들끼리 아웅다웅 지들이 옳다고 나대다가 막상 옆사람이 죽어나가기 시작하면 그땐 종교나 이념이나 사상 같은 건 아무 소용이 없다. 오로지 생명, 살아남는 것만 중요하게 된다.
부자에게 오늘 죽으면 그 모든 게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말하는 성경의 한 구절은 무시무시한 경고로 다가온다. 살아남고 나서야 이런 여유로운 사유도 가능하다. 위험은 저 멀리 있는 게 아니다. 아주 가까이에 있고 우리는 어쩌면 미리 의연하게 받아들여야 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