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치.
영화 제목은 Thor이지만 주인공은 틀림없이 망치인 영화.
아내와 둘이 보면서 꽤나 웃었다. 우주의 행성들이 일직선으로 줄을 선다는 굉장히 드문 현상을 둘러싸고 기회를 노리던 나쁜 아저씨가 착한 아저씨네 나라를 침공해 끝장을 보려는데 꼭 필요한 원자재가 있어 그것을 가지려고 한다.
그러나 그 원자재는 다른 사람이 지니고 있다. 망치와 그의 주인이 그 와중에 벌이는 우주 활극같은 영화. Thor인 것이다.
자칫 무지막지하게 진지해질 수 있는 영화에 깨알같은 감독의 위트가 곳곳에 숨어 있다. 영화는 그런 코드를 찾는 데에 좀 집중하면 킬링타임용(교훈적이지 않은데 틀림없이 교훈이 들어가 있는 영화)영화로서는 만족스럽다. 설마 이 영화에서 천체물리학 원리들을 통한 우주적 인류애라든가 시공을 초월한 사랑의 위대함, 또는 해체되어 가는 가정 윤리의 회복과 희생이라는 무슨 그런 고퀄리티 원리들을 찾는 사람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 믿는다.
그저 나는 영화를 보는 중에 주인을 찾아 헤매는 망치가 등장하는 씬과 마블코믹스가 작정하고 등장시킨 굉장히 재미있는 엑스트라 한 사람을 주목하며 크게 웃었을 뿐이다. 웃으며 나온다면 그것으로 영화의 진미를 맛보았다고 여기기 시작하는 게 매사에 이롭다. 평점은 믿지 않기로 했다. 국정원 못지 않게 거기도 알바들이 떼를 지어 기생하는 곳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