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탈 리콜..
정말 리콜하고 싶다. 토털리..
아놀드 횽의 눈알 튀어나오는 액숀 열연을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참 편하게 영화 찍는다 싶다.
절반 이상이 화려한 CG..
그나마 배우들의 그럴듯한 연기가 아니면 보기 어려운 영화였다.
물론! 아이들은 좋아라했다.
하지만 짜임새있게 만들어졌던 토털리콜 1990년판에 비하면 너무 멋을 냈다.
그리고 뜬금없는 정치 이슈는 뭔가..
콜로니, 즉 식민지 설정에는 대부분 아시아 국가들이 주를 이룬다.
중국어, 일본어, 한국어가 컬러니 시가지 신에서 자주 나온다.
경찰차에 한글로 '이십오'라고 표기한 것은 우습다 못해 한숨이 나온다.
한국 경찰을 뭐로 알고..ㅋㅋ
화성에서 벌어지는 판타지를 포기한 것은 치명적이다.
그냥 지구 반대편으로 이동하는데 사용하는 poll이라는 전송기구가
화성에 대한 우리의 판타지를 딱 정확히 반토막을 내고 만다.
과학적으로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논리가 작용하는 것도 아이러니다.
지구 중심의 핵을 통과해서 반대편으로 이동한다는 발상이 그럴듯 하지만
과학적으로는 상식 밖이다.
일단 한 쪽 편에서 지구 중심으로 가는 동안 핵에 가까워지면 질 수록
엄청난 중력을 견뎌내야 하는데 그것을 위해서는 중력을 이겨낼 수 있는
반중력 장치가 있어야 한다. 이 반중력 장치는 poll내부의 중력을 중립으로 하고
poll외부에 가해지는 중력을 이겨내야 하는데 그것이 poll을 통과하는
거대한 터널이 담당해야 한다. 그러므로 그 터널 안은 어찌되었건 무중력 상태가
되어야 마땅하다. 중력이 영향을 미친다는 설정 자체가 내부 장치가 중력을 견뎌내지
못하고 있다는 뜻일테니 말이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지구 중심의 핵, 그것도 핵의 한 가운데 중심점을 지날 때
중력 변환기를 거친다는 설정을 두고 있다. 가운데 지점을 지나면서 중력이 반대가 될 것이라는
가정하에 말이다. 그러나 무중력 상태에서는 중력 변환이란 것이 존재할 수 없는데 이런 설정은 다분히 극의 흐름을 위해 마련한 것이다.
거기다가 자기 부상 자동차 추격 신에서도 과학을 벗어난 모습들이 많이 보인다.
자기 부상 자동차는 도로 위에 설치된 자력 코일의 자성을 이용해 부상하는 장비다.
동일 극과 반대 극을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순차적으로 전환시키면서 앞으로 나가는
추진력을 제공하는 것이 그 원리다. 즐겨 읽는 뉴튼 잡지에 이미 수차례 기고되어 있는
논리이다.
그런 자기 부력 장치에서 수동으로 추격 신을 벌이는 장면은 상상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코일이 제공하는 자력의 방향과 자기부력 자동차의 자력의 방향을 360도로 자유자재로
전환하는 기술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자력의 기본 방향에 대한 조금의 지식만 있어도
이것은 자동차보다 수십배, 혹은 수백배의 자성을 가진 코일을 자동차 위에 얹고 그 코일에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공급해주어야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재미로 보는 영화지만 이런 과학적 상식을 넘어선 그래픽 효과에는 웃음이 나온다.ㅋ
그래도 재미있는 구석이 많은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다만, 원작자인 필립 K.딕의 의도와는 많이 달라진 것만 제외하면 볼만하다.
아놀드 횽의 진정한 액숀을 볼 수 없어서 아내와 나는 다 보고 나서도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아이들은 코드가 맞는지 재미있다고 한다. 영화 도중에 내게 궁금한 것을 묻기도 한다.
그냥 재미있게 볼 것을 굳이 따지면서 보게 되는 것은 원작에 대한 우리 부부의 애정때문이다.
폴 버호벤 감독이 샤론 스톤을 하우저의 가짜 부인으로 기용한 후 SF감독으로서도,
멜로 감독으로서도 명성을 날리게 된 것은 아이러니다.
이번에는 가짜 부인으로 언더월드의 매력적인 배우가 등장했다. 정말 살인적인 냉정함이 돋보이는 그녀의 매력은 그래서 더욱 치명적이었다.
아쉬운 부분이 많은 리메이크 작품이었지만 킬링타임용으로는 그런대로 괜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