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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후보와 한명숙 후보의 맞장 토론

오션지 2010. 5. 20. 22:54

한마디로 65:35로 오세훈 후보의 압승.

오세훈 후보는 현시장이라는 잇점을 가지고 나왔고 한후보는 아무래도 서울시장 출마와 관련해

마음의 결정이나 준비가 부족한 티가 확실히 눈에 보이는 한판이었다.

 

분석을 좀 하자면...

 

1. 외모

오후보는 엘리트 후보의 이미지가 강하게 나타난다. 목소리는 비교적 차분하고 언어도 표준어를 많이 사용하고

논리적으로 말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최대한 부드럽게 말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 이점이

잇점으로 작용한 것도 사실.

한후보는 여성 특유의 부드럽고 차분한 목소리가 강점이었다.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편안한 느낌의

기업 CEO느낌도 있다. 반면에 간혹 단호한 목소리로 호령도 할 줄 아는 것은 역시 총리 재임이라는

전력이 있어서라고 본다. 그러나 오후보는 한후보를 약간 비웃는 듯한 언사를 할 때가 있어서

불편한 감정이 들었다. 이에 반해 수세에 몰렸을때 한후보는 일순간 긴장하여 조금 더듬거리기는 했지만

역시 정계에 몸담고 있었던 노련함이 다소 엿보이기도 했다.

 

2. 정책

오후보는 현시장으로 다양한 현실감각이 있다. 지금까지 자신이 해왔던 일이나 앞으로 해야할 일에 대한

확실한 파악이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것때문에 현시장이 재선되어야 한다는 것은 무리한 주장일 것이다.

서울시의 행정은 어느 한 사람이 계속해 나갈 수 없으며 시대와 인물이 필요에 의해 수용되어야하지 않을까.

한 후보의 정책은 다소 무리한 준비가 어설픈 결론을 도출해냈다는 점을 어쩔 수 없이 드러내고 말았다.

야당 서울시장 후보가 그만한 결손 데이터를 가진다는것은 국민도 이미 어느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서울시 예산에 대해 큰 실수를 한 점은 돌이킬 수 없는 마이너스 요소다.

아쉬운 점은 오후보가 지나칠 정도로 현시정과 미래 시정에 관해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 시장은 일하는 직책이고 행정이 우선인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왠지 서울시를 기계적으로만 이끌어가려고 하는 오후보에게 정감이 덜 가는 것이 사실이다.

그에 반해 비록 현 정권 심판이라는 다소 거친 사명을 가지고 나와 무리수를 던지기는 했지만

여성 시장으로서 다양한 서민의 소리를 폭넓게 들어주고 받아줄 수 있는 어머니같은 시장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여차하면 한후보가 부시장같은 직책이 있다면 그걸

맡아주면 참 좋을 일이다. 오후보에게는 가진에게 부족한 포용력 같은 부분을 채워줄 런닝메이트가

한후보가 되면 어떨까 재고해도 좋을것 같다.

 

3. 설전

말은 말이다. 그러나 말 끝에 감정이 묻어나는 것을 보면 그 사람의 인격이 보이는 법이다.

오후보는 시종일관 여유있는 태도로 일관했지만 한후보가 정책상 잘못된 데이터를 가지고

변명을 하자 '그만 하시는게 좋겠다'고 하는 말로 한후보를 마치 배려하는듯한 언사를 했다.

이 모습은 보기가 좋지 않았다. 승자의 여유에서 나오는 비웃음까지 흘러나오는 것을 보면 오후보의

오만함이 엿보이는 듯도 하다.

반면 한후보는 자신이 준비가 부족했던 부분을 쉽게 인정하지 않고 변명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

안타까웠다.

 

박빙의 승부란 애당초 예상에 없었기에 망정이지 그랬더라면 이번 맞장토론은 한후보에게

더욱 치명적이었을것 같다. 한후보를 보좌하는 이들이 더 분발하지 않으면 안된다.

서울시는 우리 나라의 수도다. 그곳을 이끌어가는 사람은 국토 전체를 이끌어가는것과

다를 바가 없다. 그만큼 서울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간 사람이 차기 대권도 바라볼 자격이

주어진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후보는 이번 토론을 가지고 뼈를 깎는 일신의 기회로 삼아 다시 분발하기 바란다.

여당만 있는 나라가 어디로 갈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야당이 살아 있어야 여당은 긴장하고 잘못을 저지르지 못한다.

지금의 까칠한 야당은 좌파니 빨갱이니 하는 말을 들어가면서도 반드시

이 사회에 존재해야할 가치가 충분한 정당이다.

그렇지 않다면 여당은 책임질 수 없는 잘못들을 쉽게 저지르며 국민들의 피와 땀을

자기들 뱃기름으로 채워나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요즘 세상에 빨갱이가 어디 있나, 좌빨이란게 정말 있나?

우리 국민들이 옛날처럼 북한이라면 무조건 치를 떨고 다 새빨갛게 보는 눈을

아직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면 그건 참 곤란한 사상이다.

폭력을 문제 해결의 기본 원리로 삼고 전투적 사고로 매사를 처리하려는 북한의 태도는

마땅히 비판받아야 한다. 아무리 그것이 논리라고 하더라도 우리의 논리와는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폭력이 정당화되고 살인이 이유에 따라 얼마든지 합리화되는 그런 사회는 우리와는 정말 융합될 수 없는

사회다.

야당이 필요성이 다분하고 우리 사회를 발전시키는 하나의 밑거름이 된다고 해서 북한 사회의 체제나

그 정신을 이어받는다면 곤란하다. 다만, 무조건적인 반공정신이나 북한에 대한 불안의식을 가지고

정권 재창출에 악용하려는 작은 움직임이라도 있다면 그걸 막아내는 것이 야당의 임무요 책임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야당 역시 만에 하나라도 남한 체제 자체에 대해 부정한다거나 의식적으로

반국가적인 주장만을 거듭한다면 그 역시 곤란하지 않을 수 없다.

만일 현재의 야당이 국가라는 기본적인 마당이 없으면 어떻게 자유와 민주의 나무를 심을 수 있었겠는가.

무엇이든 주어진 환경에 의해서 살아가게 되는 것이 인간이다.

야당 비록 정권 재창출을 위해 부단히 노력은 해야하겠지만 국민 정서를 더 면밀히 살피고

이해되는 수준에서 머물러야지 그 이상 나가면 야당으로서의 기능이 아닌, 정쟁의 도구로만

활용될 소지가 있다.

부디, 서울 시장 선거가 여당과 야당의 한판 싸움이 아니라 서울시를 이끌어갈 지도자 후보들의

멋진 경연이 되길 바라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