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은 간단하다.
에이취피와 엠에스가 차기 제품 개발을 위해서인듯 동시에 기존 발표키로한 제품 출시를
포기 선언한데 비해 삼성은 에스패드라는 카드를 들고 나타났다.
하지만 정말 안타깝다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다.
물론, 에스패드 나오면 국산 제품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신제품의 화려한 스펙에
눈길이 가는 나머지 구입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언론마저 이번 에스패드의 가격이 매우 합리적이라는 식의 광고를 가지고 힘을 보태주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삼성에스패드는 엄친아 제품이다.
엄친아..
다 좋다.
부럽기도 하고 볼만도 하고 사귀고 싶은 존재다.
하지만 엄친아는 일반인의 문화와는 조금 거리가 먼 느낌이다.
그들은 어쨌든 엄친아다.
애플은 한국 시장에서 마치 엄친아처럼 지내왔던 것이 사실이다.
비싼 하드웨어 가격에다가 드문 드문 나오는 전용 소프트웨어때문에 더욱
엄친아 제품이었다.
하지만 스팁잡스씨가 돌아와서는 마치 긴 방랑끝에 낮은데로 임하는 법을
깨달은 수도사처럼 갑자기 사람들에게 친밀하게 다가오는 하드웨어를 가지고
화려하게 부활을 한 것이다.
이제 애플은 엄친아의 틀을 벗어난 것과 다를바 없다.
앱스토어는 일반 대중과의 의사소통의 얼마나 원활한가를 잘 보여주는 표본이다.
그러나 삼성은 아직도 꿈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당연한 일이다.
소프트웨어의 개발과 유지, 그리고 대중적 확산은 어느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애플은 이미 수년 전부터 앱스토어에 관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차곡차곡 실력을 다져왔다.
삼성은 얼마전에도 전용 앱스토어를 오픈하겠다고 했다.
그야말로 남이 만든 떡에 콩가루만 묻혀서 팔겠다는 식이었다.
리눅스용 어플에 손만 봐서 안드로이드에 맞게 만들어서 팔겠다는게
봉이 김선달식이 아니고 뭔가.
그러다보니 삼성은 밀릴 수 없다는 긴박감에 최고의 디자이너들과 엔지니어들을
십분 활용해서 드디어 더 나은 화려한 하드웨어 스펙을 가진 제품을
출시하려고 하는 것이다.
아이패드의 대항마라고 아예 내놓고 에스패드라고 한단다.
장사도 서로 비슷비슷한 종목끼리 어울려 해야 더 잘된다는 말이 있다.
삼성은 애플에 맞먹는 유일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대중에게 심는 것만으로도
성공이라고 보겠다는 심산인가.
하지만 역시 어색하다.
아몰레드의 눈부신 화려한 색상과 밝기는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에는 참 안습인
너무나 뛰어난 기술이다. 책을 읽고 인터넷을 즐기고 게임을 하면서 느끼는
아몰레드의 뛰어난 기능은 앞으로 대중에게 큰 임펙트를 남길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그걸로 끝인 셈이다.
게임은 한 달만 해도 질리는게 요즘 게이머들의 심리다.
단순하기 그지 없는 몇 개의 게임으로 고객에게 만족감을 준다?
과연 아몰레드의 뛰어난 스펙을 백분활용할만한 어플이 몇개나 있을까?
길 찾는데 왜 그렇게 무지막지하게 뛰어난 스펙이 필요한가.
책 읽을때 글자보는데 그리 뛰어난 스펙은 필요없다.
게임을 하는데 무슨 컴퓨터도 아니고 왠만하면 모바일 게임은 큰 무리가 없다.
물론 아이패드용 게임도 많이 나와있고 뛰어난 화질은 소비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고 있지만 삼성은 언제 그 많은 어플들을 마련한 앱스토어를 운영하게 될 것인가.
문제는 아무리 뛰어난 하드웨어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기능을 거의 100%에 가깝게
활용할 수 있는 앱이 없다면 돼지 목의 진주가 되는 것이다.
삼성은 부디 국내 대표 아이티기업으로서 손색이 없는 보다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아이패드에 대항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