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세월은 유유히 흘러 서로에게 큰 간격을 만들었지만
다시 만나고보니 그건 그냥 작은 개울 건너듯 쉽게 다시 만날 수 있는
지척에 지냈던 것이었습니다.
정말 멀어져서가 아니라
기억의 간격이 그만큼 컸던 모양입니다.
학교 다닐때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란 쉬운 일은 아닙니다만
만나면 만날 수록 옛시절을 되돌려 기억해내며
풋풋하고도 덜 세련되었던 지난날이 오히려 지금보다는
참 행복했지 않았나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양평 채 못미처 제가 사는 아신쯤 오시면 국수리에 있는
40년 전통의 레스토랑 같은 곳입니다.
사실 이날 실내가 좀 추웠는데
양평은 으레 추운줄 알고 지내서 그런지 저는 잘 못느끼겠더라구요.
제가 그날 하필 카드를 가져가지 않아서
현금 결제를 하는데 생전 처음 써보는 5만원권을
5천원인줄 알고 잘못 내었고
밤 늦게 전화를 해서 거스름돈을 받아오는 약간의 헤프닝이
있었습니다.ㅠㅠ
저 자리에 앉아서 좋은 이야기들을 나누며
웃고 떠들며 먹었습니다.
분위기 탓인지 미경이 누님이 옛날보다 훠얼씬~~~
이뿌게 보였다는....
ㅎㅎ
사진에서는 잘 나오지 않았는데
오리 고기였습니다.
대헌 목사의 기도로...
축복을 가득 담아 푸짐하게? 먹었습니다.
(종형아, 그냥 주는대로 잘 먹어라! 응? 응?..^^)
승철이는 여전히 미경이 누나를 아주 많이 놀려먹더군요..ㅋㅋ
두 남자들 사이에 끼어있으면서도 연신
사진 잘 안찍으려고 하네요.
승철이도 사진은 질색인것 같은데
이날만큼은 어색한 웃음으로 함께 해주었습니다.
어떠십니까?
.
.
.
살아가는게 다 어려우면서도 쉬운 일 아니겠습니까?
마구잡이로 살아가는 사람조차도 손바닥 양면이 있듯이
기쁨과 슬픔의 교차로를 항상 건너게 되어있는데
우리는 신학을 했고 신앙도 했으며
지금은 삶의 한 가운데에서 자기 영역을 거룩하게 하며
살아가는 각자의 삶이 있고 역시 희노애락의 교차로를
건너 다니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공부하는 대헌이나 직장 생활을 하는 승철이,
그리고 사업가의 아내로 아이들의 엄마로
열혈 주부로 살아가는 누나까지..
그리고 카메라를 들고
렌즈 안에서 보이는 사랑하는 동문들의 모습에서
아름다운 삶의 향기를 잡아내려고 하는 저에 이르기까지..
.
.
지금까지 살아온 것은 모두
주님의 은혜라는 사실을 공감하는 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