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오는 친구란 늘 반가운 것입니다만,
이번에 성일이가 들어오는 것은
어머님께서 가벼운 뇌경색을 일으키셨기 때문입니다.
성일이 말로는 걱정할만큼은 아니라지만
어른들이 어디 그렇습니까?
가벼운 것이라도 쉽게 여기도 애초부터 관리하지 않으면
곧 큰 병이 될까 두렵습니다.
일본에서 목회하며 노심초사 부모님 생각에 발편히 뻗고 잠도 못잤을것을
뻔히 아는 저로서는 이번에 들어와서
부모님 사업도 좀 정리하고 들어간다고 하는
성일이 마음이 누구보다도 더 동감이 갑니다.
저도 부모님 두 분 다 생존해 계시지만
얼마전부터 아버님 심근경색이 심화되어
솔직히 하루도 맘편히 잠자는 날이 없습니다.
이틀이 멀다 하고 전화드리면
어머님은 농담삼아
'왜, 죽었나 살았나 알아볼라고 전화했냐?'
하고, 듣기에 따라서는 꽤 서운한 맘이 들만한 말씀도
하곤 하시는데
이제 우리들 나이도 불혹을 지나 50대가 저 먼발치에 있고보니
까페에도 부모님 관련한 글이 심심찮게 올라올것만 같아
마음이 갑자기 착잡해 지는군요.
나이가 먹어가면 먹어갈 수록
아내보다는, 그리고 부모와 형제 보다는
친구가 더 보고싶고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걸음의 보폭이 같고
저 멀리 떠날 날을 바라보고 가는 모양이 서로
비슷해서가 아닐까 합니다.
괜히 비도 오는데 착잡한 이야기를 꺼내놔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마음은 그렇네요.
모두 건강들 하시고
특히, 하루 하루 우리 앞서 떠나가시는 부모님께
후회없는 효도를 하기로 다짐하기로 약속했으면 합니다.
성일이는 제가 월요일 11시에 인천공항에서 만나
상계동 집까지 바래다 주고
간 김에 어머님 처음 뵙는 것이지만 그래도
건강하시라도 응원하는 마음으로
얼굴 뵙고 오려고 합니다.
성일이가 온다고, 그래서 내가 나가겠다고 하니
아내는 두말않고 내일 있을 학원 행사를 혼자서 다 감당하겠다네요.
따스한 봄날 벚꽃같은 제 아내...
착하죠?
ㅎㅎ